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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파라치 시행 1주일' 학원가 편법/ 심야반 막으니 주말반·과외방·원정교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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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파라치 시행 1주일' 학원가 편법/ 심야반 막으니 주말반·과외방·원정교습…

입력
2009.07.14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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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은 줄이되 수업 일수는 늘리고', '심야반 없애는 대신 주말반 편성', '과외방 성업', '다른 지역으로의 원정 교습'…

정부가 '학원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심야교습 및 과다 수강료 징수 등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한 지 1주일만에 나타난 학원가의 새로운 양태들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등 범정부 차원의 압박이 이뤄지자 '오후 10시 이후 교습 금지' 규정을 지키려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편법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저항'도 두드러지고 있다.

■ 겉으론 "따르겠다"

서울 대치동 A토플 전문 학원은 최근 오후 10시 이후 수업은 물론 자율학습도 모두 없앴다. 국어 영어 수학 등 대입 교과목 전문 학원인 B학원 서모(39) 원장도 "자정을 넘겨 새벽 1시까지 강사들이 질문을 받는 형태로 운영했던 자습실을 지난 주부터 폐지했다"고 전했다. 문제될 소지를 아예 없애 단속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학원들의 몸사리기를 반영하듯 하루에 1, 2건씩 적발이 이뤄지던 관할 강남교육청의 학원 불법행위 단속 실적은 일명 '학파라치제'(학원 불법교습 신고포상금제)가 시행된 7일 이후 한 건도 없었다.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 '학원 부조리 신고센터'에도 신고 포상금과 관련한 신고 건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국에서 2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일반 민원과 섞여 있어 문의가 빗발치던 지난 주와 비교하면 신고포상금 신고는 많이 줄었다" 말했다.

■ '편법 돌파구' 확산

하지만 학원 측은 단속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단속의 초점이 심야교습 규제에 맞춰지다 보니 수강료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편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수업 시간은 줄이되 수업일수를 늘리는 식으로 단속의 칼날을 피하는 학원들이 적지 않다. 서울 중계동의 한 어학원 관계자는 "자정까지 편성했던 3시간 짜리 수업을 2시간으로 단축하는 대신 수업일을 하루 더 늘렸다"고 말했다.

주로 중ㆍ고교생 대상의 심야반 수업이 불가능해지자 주말반 편성으로 바꾸는 학원들도 급증하고 있다. 대치동의 특목고 전문 C학원 측은 "학부모들이 '도저히 불안해 안되겠다'며 주말반 신설을 요청했다"며 "특강 위주의 주말반을 정규반으로 편성해 운영하는 학원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오피스텔을 빌려 '과외방'을 차리는 강사들이 있는가 하면, 집에서 이뤄지는 고액 과외도 눈에 띈다. 서울 목동 D학원 이모(39) 원장은 "최근 고등부 강사 2명이 잠원동 인근에서 월세를 내는 과외방을 차리겠다며 사표를 냈다"며 "수강생이 줄어드는 여름방학이 끝나면 학원 강사들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치동 E입시학원 관계자도 "고액 과외는 학원이 점점 양성화되면서 없어지는 추세였는데, 단속이 강화되면서 특목고나 미국대학입학시험(SAT) 준비를 염두에 둔 학부모들이 단기간에 점수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꾸준히 문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 심야교습 규제가 오히려 고액 불법과외를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원정 교습'의 확산 또한 정부의 단속을 비웃고 있는 대목이다. 오후 10시 이후 학원 교습을 금지한 서울과 달리 경기도는 중학생은 밤 11시, 고교생은 자정까지 학원 교습이 가능해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들을 중심으로 강남은 분당, 강북은 화정ㆍ일산 등 신도시 지역으로 셔틀 버스를 이용해 수강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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