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앤미블루'를 알긴 쉽지 않다. 미 뉴욕 주립 빙햄튼대학에서 함께 유학한 방준석과 이승열이 1994년과 96년 단 2장의 앨범(1집 'Nothing's Good Enough', 2집 'Cry… Our Wannabe Nation')을 내놓고 활동하다 홀연히 해체, 대중의 기억을 떠났던 듀오 유앤미블루.
하지만 당시 대중음악에서 찾기 어려웠던 진보적인 사운드를 선보여 1세대 모던록 주자로 불려온 이들은 마니아들 사이에선 '모던록의 전설'로 추앙받고 있다. 이승열의 도미로 팀이 해체된 지 12년, 이들이 다시 유앤미블루의 이름아래 재결성 무대(7월30일, 8월1일 LIG아트홀)를 준비하고 3집 앨범을 만든다는 소식이 들렸다.
유앤미블루는 너무 시대를 앞서갔기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하고, 그래서 사라진 비운의 팀으로 불렸다. 하지만 해체 이후 방준석은 '텔미썸딩' '공동경비구역 JSA' '라디오 스타' '즐거운 인생' '고고 70' 등 수많은 영화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했고, 이승열도 2003년 솔로로 컴백한 후 2장의 음반을 내며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하는 등 각자의 영역에서 두터운 경력을 쌓아왔다. 돌아온 유앤미블루의 색채는 여전할까.
유앤미블루 새 앨범의 모습을 예상하긴 어렵다. 이미 10년 전에 들었던 그들의 음악에만 기대어, 서로 다른 길을 걸은 두 파트너의 음악이 다시 어떻게 융합될지 속단하긴 난해하다.
"얼추 방향이 잡혔어요. 곡 작업도 마무리 단계이고 아마 9월쯤 완성하게 될 것 같아요. 어떤 색을 입힐까에 대해선 일부러 의식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모던록을 한다고 먼저 생각하면 어떤 사운드가 그려지고, 이러는 것이 싫단 말이죠."(방준석)
"1, 2집 땐 사운드나 곡을 만드는 방식을 거의 전적으로 우리가 좌우했어요. 그래서 당시의 유행이나 전형에서 벗어나 음악을 할 수 있었죠. 그때의 정신을 가져온다면 나름대로 스스로 '오케이'가 되겠죠."(이승열)
이젠 대중과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을까, 하는 것도 유앤미블루를 지켜보는 이들에겐 궁금하다. 대중음악의 최고 호황기이던 1990년대 초반,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었던 대중성을 놓쳤던 이유도 의문이다.
"1집 때 대중을 몰랐던 건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저도 대중의 한 사람인데 3, 4분의 시간에 딱 집중할 수 없는 음악을 만들었다곤 생각하지 않아요. '히트곡 만들기' 책이 있다고 하면 거기엔 단순한 멜로디, 후크(중독)송으로 상업적인 노래를 만드는 방법이 잘 나와 있을 겁니다. 이런 걸로 곡을 쓰는 게 대중적이라면 우린 그걸 고려하지 않았어요."(방준석)
어째서 지금일까. 음악시장은 고사 상태지만 모던록은 인디밴드들의 성장으로 주류시장을 자극한 지 오래여서 유앤미블루의 정서는 더 이상 소수의 시장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12년이나 지나 재결성한 이유를 물었다.
"사실 우린 헤어진 적이 없어요. 서로 친구니까요. 유앤미블루는 우리의 터이고, 평생 음악을 하면 계속 이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갈 건 물론입니다. 2~3년 전부터 다시 하자는 얘기가 오갔어요. 계획적이기보다, 첫키스의 순간처럼 그냥 무르익은 거죠."
양홍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