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흥 사람들, 고향 사랑 하늘 높은 줄 몰라"
10일 '내 고장 고흥사랑운동' 협약식이 열린 고흥 종합문화회관은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지역사랑을 몸소 실천하려는 참석자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행사장에 들어서는 지역 인사와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고흥사람들의 고향사랑이 하늘 높은 줄 모를 테니 두고 보라"며 웃었다. 그들이 나고 자란 터, '고흥(高興)'이란 지명처럼 애향심도 이름을 따라갈 것이라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의 고향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생각부터 달랐다.
최설희 고흥군여성단체회장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좋은 취지인데 누가 반대하겠냐"며 "특히 '내 고장 고흥사랑카드' 적립금 전액이 고흥의 인재육성을 위해 쓰인다고 하니 자녀를 둔 아줌마들이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교육청 송석근 교육장도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인재를 키우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학원비 할인 등 교육 관련 혜택이 많은 이 카드가 성공할 수 있도록 교육공무원들과 함께 홍보대사로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박병종 고흥군수는 참석자들의 뜨거운 애향심에 한껏 고무된 듯 행사가 끝날 무렵 예정에 없던 '신상발언'을 통해 자신이 한국일보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과 함께 이 운동에 동참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고흥군의회를 대표해 참석한 함채규 의장의 열의도 이들 못지않았다. 그는 "주민들의 애향심이 이렇게 뜨거울 줄은 몰랐다"며 "이 운동을 주변에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필요한 것이 있다면 군의회 차원에서도 적극 도울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 박병종 군수 "지역발전 시책사업 중 최우선 순위에 놓을 것"
"지역 인재도 키우고 낙후된 시골경제도 활성화하는 데 '내 고장 사랑운동' 만한 게 어디 있나요."
고흥 토박이인 박병종(사진) 고흥군수는 '고흥사랑'에 푹 빠진 사람이다. 고향에 대한 애정 없이는 지역발전과 주민 화합은 물론, 지역인재 육성도 불가능하다는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그의 자신의 고향 사랑을 '내 고장 고흥사랑운동'으로 풀어가기로 하고 이 캠페인을 지역발전 시책사업 가운데 최우선 순위에 두기로 했다. 박 군수는 10일 '내 고장 고흥사랑운동' 협약식에서도 "지역사랑에 대한 주민과 출향인들의 열정이 고흥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라며 "내 고장 고흥사랑운동이 전 군민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군수는 특히 "농촌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환경이 열악해 주민들이 고향을 등지고 떠난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지역의 미래를 위해 교육 인프라 구축을 통한 인재양성에 관심을 쏟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고흥군이 '내 고장 고흥사랑카드'를 통한 적립금을 모두 교육발전기금으로 내놓기로 한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다.
고흥군에서는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역량강화 사업이 이미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004년 전국 처음으로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실업계고 학생을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관학 상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또 서울 강남의 유명 학원 강사들을 초청해 지역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토ㆍ일요일 주요 과목에 대한 심화학습을 하고 있다.
박 군수는 "지역민들도 이제 인재양성과 지역사회발전은 서로 떼 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고흥군이 표방하는 인재육성과 기조가 일치한 내 고장 고흥사랑운동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흥= 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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