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이 법관 출신 일색인 현재 헌법재판관의 구성을 다양화해 비(非) 법조인도 재판관으로 임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간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해 헌법재판관의 문호를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 왔는데, 헌재소장이 재판관 자격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라 주목된다.
이 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한 직업군에서 재판관을 선발하는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예를 들며 "9명의 재판관 중에 3명은 법관 출신이나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 외에도 다양한 직역에서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소장은 헌법재판관 임명방식 개선 및 출신 직역 다양화 방안 등을 담은 의견서를 국회 법제실 직속 개헌자문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 의견서에서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법관의 자격을 갖도록 하고 3명은 법관 이외의 전문가로 채울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또 대통령ㆍ국회ㆍ대법원장이 3명씩의 지명권을 가진 현행 방식을, 대통령이 3명, 국회가 6명의 재판관을 지명하는 것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헌재는 이 경우 대통령 몫 3명 중 2명 이상, 국회 몫 6명 중 4명 이상이 법관 자격을 보유하도록 하자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법재판관은 40세 이상인 판사나 검사, 혹은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 중에서만 임명할 수 있다. 현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이 소장과 이공현ㆍ조대현ㆍ김종대ㆍ민형기ㆍ이동흡ㆍ목영준 재판관 등 7명은 판사 출신, 김희옥 재판관은 검사 출신이다. 송두환 재판관은 원래 판사였지만 변호사 경력이 더 길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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