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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독자분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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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독자분으로부터

입력
2009.07.1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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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 달라는 독자분의 편지를 전달받았다. 지하도에서 마주친 술 취한 사내를 보고 언뜻 생각났던 아우구스티누스에 관한 이야기(6월 29일자)였다. 그분은 '아이들을 낳아준 아내와 유산마저도 포기했다'라고 한 부분을 지적했다. 부랴부랴 일레인 페이걸스의 '아담, 이브, 뱀'을 뒤적여 그 부분을 확인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과 결혼해 자식까지 낳으며 함께 살아온 여인도, 많은 유산을 상속한 여인과 결혼하는 것도 포기했다'라고 되어 있었다.

결혼했다는 한 단어 때문에 아내라고, 여러 명의 아이들을 낳았을 거라고 독단적으로 오해했던 듯하다. 유산을 상속한 여인과의 결혼도 결국 결혼하면 그에게 남겨질 유산이라고 착각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 또한 아들이 있으니 당연히 결혼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원서에도 그 부분이 결혼이라고 표기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독자분의 지적에 허를 찔린 듯 당황한 것은 단지 이 글뿐 아니라 일상 곳곳에서 그런 실수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중세철학을 전공하고 아우구스티누스에 관한 책을 쓴 적도 있는 독자는 정정했다. "아내가 없었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창녀 사이에 아들 하나를 두었지만 그도 곧 죽고 말았다. 유산으로 시골에 조그만 땅이 있었고 수도 공동체를 지을 생각이 있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도 실행하지 못했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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