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고용구조 및 노동연관효과'를 발표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우리경제의 고용창출 여력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종수요 10억원 당 유발되는 취업자 수를 의미하는 '취업유발계수'가 2000년 18.4명, 2005년 14.9명, 2006년 14.2명, 그리고 2007년 13.9명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의 취업유발계수 감소 폭(2000년 15.3명→2007년 9.4명)이 크다. 수출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중간재를 갈수록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장기적으로 중간재의 수입 규모와 폭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수출, 더 나아가 우리산업의 고용창출능력을 높이는 길은 수입증가보다 더 빠르게 더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로 경제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이달 15일에는 미국에서 6월 중 근로자들의 임금변화추이가 발표된다. 미국 경제의 위상이 예전과 다르다는 주관적, 객관적인 자료들이 쌓여가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경제를 지지하고 있는 가장 큰 기둥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특히 세계의 무역, 그 중에서도 수입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비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8년 전 세계는 모두 16조2,100만달러를 수입했는데, 이중 미국은 13.5%인 2조1,900만달러를 담당, 1위를 차지했다. 세계의 인구 66억 가운데 미국 인구가 4.5%인 3억명 남짓이라는 걸 감안하면 미국인들의 상대적인 과(過)수입에 세계경제가 신세(?)를 지고 있는 형국이다.
당연히 세계는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행태, 더 나아가 그들의 소득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2009년 6월에 나온 통계를 보면 미국에는 인구의 절반인 약 1억4,019만명이 임금근로자로 일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경제가 얼마나 좋아질지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미국 근로자들의 임금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발표될 6월에 대한 통계에서 주당 평균임금의 감소가 계속될 지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과거 1년간 시간당 평균임금은 줄어든 적이 없지만 그 상승률이 작년 10월부터 떨어졌고, 4월과 5월 0.1%로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작년 9월 이후 대체로 늘기보다 줄어든 경우가 많았다. 이 두 가지는 6월에도 미국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임금이 늘어나기보다는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가리킨다.
당분간 지금보다 미국의 수입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고, 그에 따라 세계경제도 그만큼 더디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이에 더해 한국 경제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고용창출능력의 증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국민들의 체감 경제상황이 상당기간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더 나빠질 수 있음을 뜻한다.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공공투자와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훈련지원의 확대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예상한 연구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