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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여는 아침] 시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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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여는 아침] 시멘트

입력
2009.07.1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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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인파 속을 걷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잡은 그녀의 손은

바닷가에서 주운 돌이었는지도 모른다

공사중인 빌딩 안으로 그녀는 들어갔다

반죽은 굳어지기 마련이다

햇빛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 진짜 자연은 우리에게 이미 너무나 먼 당신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자연이라고 부르고 즐기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공자연에 불과하다. 현대인이 들어가서 목숨을 잃지 않고 즐길 만한 그 만큼의 자연.

그런데 문득, 송승환 시인은 자연의 어떤 일부가 도시로 들어와 도시를 구성하는 빌딩이 되는 순간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잡은 그녀의 손은' 시멘트의 재료가 되어 굳어서 햇빛 아래 찬란하게 서있다, 빌딩의 모습으로,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으로.

'바닷가에서 주운 돌'로 지어진 저 많은 빌딩들은 그리하여 진짜 자연을 추모하면서 이 도시에 서있는 것이다. 도심을 걷다가 빌딩을 바라보면 정말 물결에 씻겨가면서 스스르거리는 바닷가의 돌의 모습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내가 놓아버린 당신의 손같은 그 돌.

허수경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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