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은 10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의회민주주의의 내일을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에 소신을 갖고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특히 “욕을 먹더라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오해를 받더라도 해야 할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논란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법, 미디어법의 직권상정 여부를 소신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의미이지만, 그 소신이 어느 쪽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 의장은 비정규직법에 대해 합의 처리 소신을 밝힌 적이 있지만 미디어법에 대해선 분명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여야 합의가 끝내 불발될 경우 김 의장이 6월 임시국회 막판에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은 최근 국회 상황과 관련 “자괴와 민망함, 책임감에 마음이 어둡다”면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성취나 보람보다는 실망과 좌절이 앞서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여당은 대화보다는 수의 힘으로 다수당 위력을 보이려 하고, 야당은 타협보다는 수의 열세를 강경투쟁으로 만회하려 한다”면서 “여야는 같은 배를 탄 동반자이므로 침몰하지 않기 위해서는 역지사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단임 대통령제의 집중된 권력을 잡기 위한 여야 대결이 계속되면서 분열과 갈등이 심화하고있다”며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의장은 이날 낮 국회에서 국회청사 환경미화원 15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감사의 뜻을 전한 뒤 국회에서 열린 제5회 어린이 국회 개회식에 참석, 격려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