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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우루무치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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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우루무치의 진실

입력
2009.07.1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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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에서 유혈시위가 발생, 중국의 발표만으로도 156명이 사망했다. 2008년 티베트 사태의 8배에 이른다. 이 때문에 '소수민족판 톈안먼(天安門)사태'라는 칭호마저 얻었다. 왜 중국은 국제사회의 이목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처럼 무자비하게 반응한 것일까…". 국내 인터넷 언론의 중국 전문가가 논평한 글의 첫머리다. 상하이대 교수라는 그는 중국의 소수민족 문제를 깊이 있게 진단했다. 그러나 서두에서 사태를 '무자비한 유혈진압'으로 규정, 학자다운 객관성을 저버렸다. 나머지 글이 아깝다.

■"중국은 위구르족과 한족 사이의 평온을 회복하기 위해 병력 수만 명을 투입했다. 위구르인의 시위가 최악의 인종폭력 사태로 번진 5일 이후 양쪽의 충돌로 도시가 마비됐다. 당국은 위구르족의 폭력사태와, 소요를 틈타 충돌을 부추긴 한족 집단을 함께 비난했다"-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위구르족과 한족 폭도들의 인종충돌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중국은 2만 명 이상의 군경과 소방대를 투입했다. 당국은 사망자 100여명의 신원을 확인해 가족에게 인도했으나, 위구르족과 한족 희생자가 각각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다."-사우디 일간 아랍뉴스.

■위구르족과 같은 이슬람권 언론의 보도와 우리 언론 논평은 시각이 판이하다. 객관적 보도와 주관적 논평의 차이로 보기에는 간극이 너무 크다. 기본적 사실관계를 소홀히 여긴 탓이다. 이탈리아신문 라 스탐파의 베이징특파원은 "경찰의 무차별 총격으로 희생자가 생긴 흔적은 없다. 시위대가 시민들을 폭행하고 곳곳에 불을 지르는 바람에 희생자가 발생한 증거는 도처에 있다."고 상황을 요약했다. 그는 "G8 정상회담에 참석한 후진타오 주석의 체면을 깎기 위해 반정부단체 등이 사전에 조직했을 수 있고, 강경진압이 사태를 악화시킨 점이 있다"고 논평했다.

■홍콩 아시아타임스는 "칼과 몽둥이로 무장한 위구르 시위대의 방화로 버스 190대 등 차량 216대와 점포 203곳이 불탔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시위대가 휩쓴 자리에 한족 20여명이 쓰러져 있었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이를 종합하면 우무루치 사태는 '인종폭동' 또는 '인종충돌'이다. 우리 언론은 사태를 '민중봉기'와 '강경진압'으로 단순화했다. 라 스탐파 특파원은 '톈안먼 조건반사(reflex)'라고 불렀다. 거리에 죽은 사람이 있으면 곧장 중국 정부 탓으로 규정하는 맹목적 습관이라는 것이다. 우리 언론이 늘 사태의 실체를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까닭이 아닌가 싶다.

강병태 논설위원실장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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