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 글ㆍ유명희 그림/가문비어린이 발행ㆍ136쪽ㆍ8,900원
"영섭이랑 선우가 ♡한대요. 영섭 LOVE 선우." 둘이서만 어울리는 영섭이와 선우를 왕따시키려는 생각에 반 아이들이 칠판에 써놓은 글이다.('정선우 왕따 작전') '병신'이라는 별명이 붙어버린 병선이를 위해 선생님은 자신이 어릴 적 '지렁이'라는 별명 때문에 마음고생이 컸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멋진 별명을 하나씩 지어오라는 숙제가 생겼다.
('윤병신이 뭐야') 조폭 흉내를 내며 잘난 척하는 아이들에게 끌려다니던 학수는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며 자존감을 찾아간다.('무서워도 용기를 낼 거야') 아버지의 주식투자로 집이 망한 현수는 밤늦도록 집에 오지 않는 아버지를 찾으러 어머니와 서울역에 갔다가 노숙자들을 처음으로 보고 충격을 받는다. 아버지가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집에도 못 들어온 채 애쓰고 있다는 말을 들은 현수는 로봇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더욱 다진다.('우리가 빛나는 이유')
요즘 아이들의 일상, 고민, 걱정, 분노, 희망이 생생하다. 이 책에 실린 '리얼리즘 동화'라 할 만한 글 7편은 요즘 아이들이 진짜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여준다. 학교가 일상의 중심이 되는 것은 친구가 거기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다투고 부대끼면서 아이들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을 깨우친다. 글마다 생생하고 진솔한 묘사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리얼리즘이 구현된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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