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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 중] 소설가 공지영 '보노보 찬가'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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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 중] 소설가 공지영 '보노보 찬가'를 읽다

입력
2009.07.1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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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애서가들은 지금 어떤 책을 읽고 있을까. '책과 세상'이 새로 연재하는 '지금 독서 중-Now Reading'은 이들의 손에 들린 책을 어깨 너머로 함께 읽어본다.

소설가 공지영, <보노보 찬가> 를 읽다

_ 요즘 읽는 책은?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가 쓴 <보노보 찬가> ."

_ 왜 이 책을?

"사형수의 인권 문제를 다룬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을 냈을 때, 조국 교수님이 크게 격려해주셨어요. 그때부터 제 책이 나오면 보내드리고 조 교수님도 책이 나오면 보내주세요. 서울대 법대를 나오시고 얼굴도 잘 생기신 분이 이렇게 '정치적으로 올바른' 생각까지 가지고 계시다는 점에 놀랐어요.(웃음) 꼭 뵙고 싶어서 지난해 연말에 와인을 마신 적도 있죠."

_ 이 책의 좋은 점은?

"'보노보'라는 유인원은 우리가 생각하는 여성성을 상징하는 동물이에요. 보노보의 행동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빗대어 보고 있죠. 우리 사회 최고 지성인이 현실문제를 절실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어요. 학자가 쓴 글이지만 무겁지 않다는 점도 좋아요. 법학자이시지만 문학작품을 많이 인용하신 점이 작가로서 좋았어요. 백무산 선생님의 시도 여러 편 들어있고, 이청준 선생님의 소설, 부끄럽지만 제 소설도 인용하고 계십니다."

_ 인상적인 대목은?

"같은 영장류이지만 침팬지들은 철저히 수직적인 위계사회이죠. 우두머리가 바뀌면 그 전 우두머리한테서 낳은 자녀들을 엄마가 물어 죽일 정도로 폭력적이기도 해요. 하지만 모계사회인 보노보 무리에서는 무리끼리 부딪치는 경우에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 성교를 합니다. 성(性)이 전쟁이 아니라 놀이인 셈이지요. 이런 행동의 근본 바탕에는 공동체 전체가 약자를 보호한다는 생각이 깔려있어요. 모자관계가 가장 중요하고, 수평적인 질서를 중시하지요. 이런 게 여성성의 긍정적 측면이 아닐까 싶어요."

_ 추천한다면?

"경쟁 위주의 이 사회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고민하는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보노보 찬가> 는 _ 승자독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대한민국 사회의 정글화를 비판한 책. 생각의나무 발행(2009)ㆍ199쪽ㆍ1만1,000원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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