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미지 추락을 금전적으로 따질 수 있겠습니까?" 디도스(DDoSㆍ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의 중심에 있던 포털 업체 네이버 관계자의 긴장은 사건 발생 6일째인 12일까지도 여전했다. 디도스 공격으로 무료 서비스인 이메일이 불통되는 바람에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1,000건이 넘는 항의성 메일과 전화가 걸려올 만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100여명의 이 업체 보안인력은 현재까지도 24시간 비상 감시 체계를 풀지 않고 있다.
#2.네트워크 보안 장비 업체인 LG CNS는 '디도스 사이버 테러'로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외산제품으로 고가여서 그 동안 구입을 꺼려왔던 디도스 방어 전용 장비에 대한 구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 CNS 관계자는 "디도스 공격 이후, 3일간 고객들이 먼저 나서 제품 구입문의를 해온 것만 평소에 비해 2~3배 늘어난 50여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디도스 공격이 일단락되자 관련 업계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홈페이지 접속과 부가서비스 등이 이뤄지지 않아 혼란을 초래하며 신뢰도 추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업체들이 있는 반면, 사태 해결 및 재발 방지에 주력하고 있는 보안 업계의 반사이익은 만만치 않다.
규모와 공격 시간에 비해 경제적 손실은 적었지만 디도스 공격으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국방부를 포함한 정부기관과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권. 디도스 공격 당시 무방비 상태로 홈페이지 운영이 마비되며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된 곳이다.
네이버와 다음, 파란 등의 대형 포털 사이트들 역시 이메일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네티즌들의 불안감은 가중됐다. 아울러 감염PC(좀비PC)로 전락했던 수 백대에 달하는 피해 PC들의 수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 방송통신위원회가 12일 오후 6시 기준, 밝힌 좀비PC 하드삭제 피해 접수 건은 928건.
하지만 이 와중에도 '디도스 테러 사태'로 수혜를 보는 기업들도 있다. 안철수연구소와 이스트소프트를 비롯한 바이러스 백신 업체와 나우콤 및 LG CNS 등 인터넷 네트워크 보안 장비 업체가 대표적이다.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사건 발생 당일(7일) 1만1,800원이였던 종가는 10일 1만7,850원까지 올랐다. 개인용 무료 백신 프로그램인 'V3라이트'의 다운로드 건수도 8일 8만건에서 10일에는 21만건으로 껑충 뛰었다.
이와 함께 인터넷 뱅킹 활성화로 찬밥 대우를 받았던 각 은행의 콜센터도 업무 시간을 오후 6시 이후로 연장하는 등 이번 사태로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PC도 사이버 테러의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인터넷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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