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마에 겐이치 中企포럼 강연 "한국, 中 내수시장과 日 노년층 잡아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마에 겐이치 中企포럼 강연 "한국, 中 내수시장과 日 노년층 잡아라"

입력
2009.07.12 23:48
0 0

"미국 경기가 회복되려면 5년 이상 걸릴 것이다. 차입이 많은 한국 경제 역시 위기 탈출이 쉽지는 않다. 세계 경제가 미국 시장에 의존하던 시대는 끝난 만큼, 새로운 전략으로 새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 경영전략가 오마에 겐이치(66ㆍ사진) 오마에앤어소시에시션 대표가 11일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중앙회 주최 포럼에서 '세계 경제위기의 충격과 동아시아 경제의 장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오마에 박사는 경제위기 탈출의 해법으로 중국의 내수 시장과 일본의 부유한 노인층 시장 공략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올해 1월부터 수출 기반에서 내수 기반으로 전환했다"며 "더 이상 중국을 값 싼 노동력을 지닌 생산 기지로만 여길 게 아니라, 중국 내수 시장에서 소비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은 연간 1만3,000㎞에 달하는 도로를 놓고 있고, 인터넷 사용 인구가 3억명을 넘는 등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오마에 박사는 또 보유 현금이 많은 일본 노년층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 불황에도 일본에서는 부유한 노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백화점이 성장하고 있다"며 "이들을 위한 전용 판매점이나 의료 관광 서비스를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에 노년층 전용 타운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오마에 박사는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해 "세계 경제는 바닥 탈출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어렵다"며 "L자형 성장이 5~10년 정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10조달러 규모의 국제 펀드 조성을 통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며, 스탠더드앤푸어스(S&P) 같은 민간 기업을 대체할 글로벌 신용검증 기구와 국제통화기금(IMF) 대신 구제금융 활동을 전담할 국제 기구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마에 박사는 "장기적으로 자원 수요가 많은 중국과 동유럽까지 세력을 넓힐 유럽연합(EU), 그리고 BRICs(브라질, 인도, 중국)와 TVT(터키, 베트남, 태국)가 세계 경제를 이끌 것"이라며 미국, 일본, EU, 중국, 인도를 2020년 세계 경제를 이끌 5대 강국으로 꼽았다.

오마에 박사는 한국 기업들의 문어발 식 사업 확장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일본의 중소기업은 세계 최고가 될 때까지 '한 우물'만 파고 들어 경쟁력을 쌓고 틈새 시장을 장악한다"며 "반면 한국은 어느 분야에서 성공하면 또 다른 분야에 욕심을 내고 되려 사업 전체가 부실에 빠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중소기업 중에는 세계적인 기술을 지니고도 가업 승계가 안 돼 문을 닫는 곳이 많다"며 "한국의 중소 기업들이 이를 인수ㆍ합병(M&A) 하는 방안도 검토 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원자력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컨설팅 업체 맥킨지 저팬 대표를 지낸 오마에 겐이치 박사는 이코노미스트지로부터 '세계 5대 경제 스승(Guru)'으로 뽑히기도 했다.

제주=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