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이버 테러 소강 상태/ 미국 "北공격으로 볼 수 없다" 의견 많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버 테러 소강 상태/ 미국 "北공격으로 볼 수 없다" 의견 많아

입력
2009.07.12 23:47
0 0

"북한 탓으로 돌릴 수 없다(We cannot attribute it to North Korea)"

제임스 카트라이트 미 합참 부의장이 9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의 재인준 청문회에 참석한 뒤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국내 주요 사이트가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은 바로 다음날부터 줄곧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던 국가정보원과는 달리,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관측을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에 이어 미군 내 서열 2위인 카트라이트 합참 부의장은 "일반적으로 아시아에 위치한 서버가 이번 공격에 동원됐다고 말할 수는 있다"면서 이번 공격을 "비교적 초보적(relatively rudimentary)"이라고 평가했다. 카트라이트 합참 부의장은 더 나아가 이번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공격에 따른 피해 정도가 "그리 심각하지는 않다"고 말했다고 RFA는 보도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은 8일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한 강연에서 이번 사태의 배후에 대해 "계속 조사 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날 북한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어떤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가 "미 국방부 관리들이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고, AP뉴스도 미 국무부 관리들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했지만 관리들의 이름은 익명 처리했고,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국정원이 북한이 연루됐다는 증거로 '북한 IP'를 거론했지만, 실제로 북한은 국제적으로 인터넷 주소를 관리하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로부터 인터넷 주소(IP)를 부여 받지조차 않았고 중국으로부터 인터넷 회선을 끌어 쓰기 때문에 이 같은 설명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또 IP 주소는 얼마든지 세탁이 가능하기 때문에 끝까지 추적하려면 최고 전문가들이 동원돼도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겨우 하루 만에 북한을 지목한 것도 의문이 간다는 지적이 많다. 국정원은 10일 국회의원들에게 "북한이 공격 명령을 내렸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적 증거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미 보안 전문가들은 "한 국가가 저지른 일이라기보다는 주목을 끌고 싶어 하는 개인이 벌인 일"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보안업체 시큐어웍스의 공격 대응 책임자인 조 스튜어트는 한 정보기술(IT) 전문매체에 "중급 수준의 프로그래머가 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실제 이 사이트들을 다운시키겠다는 목적보다는 차라리 주목을 끌기 위해 디자인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국가가 한 짓이라면 공격이 몇 개 소수 사이트에만 집중됐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면서 "또 국가적 공격은 이것보다 훨씬 은밀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인터넷 보안 연구소인 SANS 인터넷스톰센터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요하네스 울리히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다른 쪽이라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악성 프로그램의 특성으로 보면 한 사람이 지하실에서 일주일 만에 만든 것처럼 보인다"면서 "한국인, 중국인 또는 어떤 동기를 가진 누구든 될 수 있지만 국가가 한 짓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스페인 소재 한 보안업체의 기술 책임자가 북한 연루설을 주장했지만 그도 "증거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