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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 쌍용차 노조 공장점거 53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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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 쌍용차 노조 공장점거 53일째…

입력
2009.07.1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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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파업 50일째인 10일 낮 12시께 경기 평택시 통복동 로데오거리. 평택시내에서 가장 번화해 '평택의 명동'이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점심 시간인데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인근 2층 규모의 칼국수 전문점에 들어가 보니 120㎡는 됨직한 면적에 손님이라고는 달랑 여성 2명 뿐이었다. 주인 이모(40ㆍ여)씨는 "월세만 한 달에 140만원인데 하루에 5,000원짜리 칼국수 10그릇 팔기도 버겁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주점과 의류점 등 상가 밀집 지역인 평택역 부근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금요일 저녁인데도 교복을 입은 학생들만 삼삼오오 몰려다닐 뿐 직장인들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J호프집은 최근 두세 달 새 월 매출이 40%나 줄었고 G의류점도 하루 10벌 팔기가 빠듯하다고 했다. 어묵을 파는 한 노점상은 "경제가 얼마나 어려우면 주전부리 매출도 절반으로 줄겠냐"고 하소연했다.

쌍용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평택 지역 경제가 대책 없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에는 쌍용차의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이러다가 정말 모두가 거리에 나앉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평택시에 따르면 평택에 거주하는 쌍용차 직원은 4,500여명이며, 부품, 판매, 서비스 등 협력업체 직원이 5,500여명에 이른다. 이들 가족까지 고려할 경우 최소 3만5,000∼4만여명이 이곳에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하루 2억3,000여만원, 한 달 70억여원의 소비활동을 하던 이들이 4월부터 월급체불로 씀씀이를 확 줄이자 평택 경제는 한 순간에 나락에 빠져들고 말았다.

특히 쌍용차 직원들이 밀집 거주하고 있는 세교동과 비전동, 합정동 일대는 직격탄을 맞았다. 비전동의 한 외국어 학원은 전체 성인 수강생 10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강을 포기했다. 불황을 모르던 중ㆍ고생 교습학원도 수강생이 급감하면서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학원강사나 버스기사를 임시 휴직토록 하는 등 생존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부동산 업계 역시 긴장하고 있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2006년 미군부대 이전이 연기되면서 미군을 겨냥해 임대용 펜션, 연립주택을 지었던 건설업자들이 줄도산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또다시 쌍용차 사태라는 악재가 발생하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쌍용차 노사와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모(47)씨는 "파국을 향해 달려가면서 누가 먼저 양보하냐를 놓고 극한 투쟁을 벌이는 노사나 이를 수수방관하는 정부나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경찰이 11일 노조가 농성중인 평택공장 4개 출입문을 장악하면서 일부 임직원들이 13일부터 출근할 것으로 보여 쌍용차 사태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경찰은 그러나 600여명의 노조원이 점거중인 도장공장은 인화물질이 많아 당분간 강제진압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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