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의 사표가 닷새가 넘도록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중수부장은 7일 "검사로서 소임을 다했고 이제는 떠나야 할 때가 됐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고 휴가를 떠났지만, 12일까지 법무부는 그의 사직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14일 오전 11시로 예정되었던 이 중수부장의 퇴임식 일정도 불확실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와 법무부가 이 중수부장의 사직서를 바로 받아들이면 현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어진 검찰 수사의 실책을 자인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뜸을 들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마당에 중수부장까지 사퇴하는 것은 검찰 사기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번 주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절차가 끝난 직후 예정된 검찰 간부 인사에 맞춰 이 중수부장의 사직서도 결국 수리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검찰은 줄곧 "노 전 대통령 수사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책임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수부장 자신도 사퇴 의사를 철회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