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으면 장수한다"는 건강 상식이 20년간의 영장류 실험을 통해 타당성 높은 것으로 입증됐다.
소식(小食)과 장수의 연관에 대한 생체실험은 이미 1930년대부터 쥐 등을 대상으로 실시됐었다. 하지만 인간과 유사한 유전적 특징을 지니고, 수명도 긴 영장류에 대한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 위스콘신 대학 연구팀은 1989년부터 총 76마리의 붉은털 원숭이를 저칼로리 식사와 정상 식사 두 그룹으로 나눠 길게는 20년, 짧게는 15년간 수명 및 건강상태를 비교 관찰해왔다. 연구결과 정상보다 30% 적은 칼로리를 섭취한 원숭이들은 현재까지 13%만이 노화 관련 질병인 당뇨, 암,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반면 정상적인 식사를 계속해 온 원숭이들은 37%가 노환으로 사망했다. 이뿐만 아니라 악성종양에 걸린 경우에도 저칼로리 섭취 원숭이가 그렇지 않은 원숭이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했다. 또 뇌의 노화도 훨씬 늦게 진행됐다. 적게 먹은 원숭이가 오래 살 뿐 아니라 훨씬 젊고 건강하게 생존한 것이다.
연구진은 저칼로리식 원숭이가 비교그룹에 비해 기대수명이 10~20%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에 10일 발표됐고, 이코노미스트는 이 결과가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10~20년 정도 수명 연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저칼로식과 노화의 관계에 대해 "세포가 저영양 상황에 놓이면 증식을 늦추고 자신을 좀더 오래 유지하려는 메커니즘과 연관이 있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풀이했다. 사이언스>
문제는 인간이 과연 섭취 칼로리를 30%나 줄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평소 식사를 유지하되 칼로리 섭취를 억제하거나 세포의 신진대사를 늦추는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미 유수의 의약사들이 이런 효능을 지닌 약품을 개발중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하지만 관련 약품이 언제 상용화될지는 알 수 없다. 결국 '장수 약'이 나오기를 무작정 기다리기 보다는 평소 적게 먹고, 조금이라도 더 운동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장수비결이라고 AP통신은 추천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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