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 노조가 사용자측의 일방적 단체협약 해지에 반발해 13일 오후 2시부터 5시간 파업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노동연구원 노조의 파업은 1988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노조 관계자는 "연구원측이 2월6일 일방적으로 단협 해지를 통보했다"며 "이는 지식을 시녀화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평가위원회와 인사위원회, 고용안정위원회 등에 노조 참여를 보장한 기존 단협은 연구기관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안전장치"라고 주장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단협 해지 통보 후 6개월이 지난 8월6일부터는 임금ㆍ휴일 등 근로조건을 뺀 노조활동 제반 조항이 효력을 잃어, 이 연구원 노조의 활동이 제약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잘못된 단협 내용을 바꾸려는 정당한 경영권 행사라고 맞서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 4월 노동부가 실시한 8개 산하기관에 대한 단체협약 평가에서 인사권 행사시 노조 간부의 동의와 근무시간 중 노조활동 허용 등을 이유로 최하 점수를 얻었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노동연구원에 이어 직업능력개발원과 해양수산개발원 등에도 이미 단협 해지가 통보되는 등 정부의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고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연구노조 이광오 정책국장은 "'노사관계 선진화'를 명분으로 한 노조 탄압이 본격화할 경우 전면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원이 관리ㆍ감독하는 정부출연 기관으로 노동부로부터 대부분의 연구용역을 의뢰 받고 있다. 100여명 연구원 중 석사 이하로 구성된 노조원은 60명 정도이며, 박사급 연구원 20명 가량이 최근 별도의 노조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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