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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마트 그리드'로 탄력받는 녹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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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마트 그리드'로 탄력받는 녹색성장

입력
2009.07.1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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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G8(선진 8개국) 확대정상회의 기후변화 세션에서 우리나라가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ㆍ지능형 전력망)' 기술의 선도국가로 선정된 것은 모처럼의 낭보다. 아직 낯선 이 기술은 전력 시스템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친환경 지능형 전력망'으로, 그린에너지 중심의 녹색성장을 이끌 핵심 영역으로 부각돼왔다.

에너지 소비를 평균 6%, 온실가스를 4.6% 감축할 수 있는 이 기술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0년 400억달러, 2030년 800억달러 대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되는 '블루 오션'이어서 각국이 기술표준 선점 등을 위해 각축전을 벌여왔다.

한국이 스마트 그리드 선도국가로 지정된 것은 세계적으로 초기 개발 단계인 이 기술의 국가단위 발전 로드맵을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수립한 덕분이라는데, G8 비회원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G8이 선정한 '세계를 바꾸는 기술(전환적 기술)' 7개 중 나머지 6개, 즉 에너지 효율(일본) 태양광에너지(독일) CCS(탄소포집저장기술ㆍ호주) 바이오에너지(브라질) 첨단 자동차(미지정) 친환경 석탄기술(미지정)의 선도국가 지정내용을 봐도 우리의 역량을 인정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6월 중순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열린 양국의 '스마트 그리드 투자포럼'에서 공동 기술개발과 기술 공유를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도 큰 힘이 된 것 같다. 보름 전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가 우리의 제안으로 녹색성장 선언을 채택한 것도 녹색기술 이니셔티브를 인정 받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경제외교의 성과로 꼽을 만하다.

오바마 행정부가 스마트 그리드를 '그린뉴딜'의 핵심사업으로 삼고 100억달러 이상 투입하기로 하는 등 주변 여건은 어느 때보다 유리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스마트 그리드 개발 확대를 위한 국제협력의 구체적 방안을 11월까지 제시하겠다"고 의욕을 보인 것도 그런 연유일 것이다. 핵심 그린기술의 선도국가로 지정된 뜻을 잘 살려 경쟁력 선점은 물론 토목에만 치중된 녹색성장의 성격과 비전을 재정립하는 기회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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