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물놀이를 하다 보니 벌써 하늘이 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시계는 저녁 7시 30분을 가리켰다. 캐리비안베이도 이제 문을 닫을 시간이다.
그런데 워터파크 제일 위쪽인 와일드리버에서 색다른 음악이 들리기 시작했다. 감미로운 음률이다. 뭘까?
음악에 홀린 듯 많은 이들이 소리를 좇아 와일드리버로 오른다. 그곳엔 수영장을 배경으로 멋진 무대가 차려져 있다. 캐리비안베이가 마련한 '레이블 뮤직 파티'가 열리는 공간이다. 캐리비안베이가 문을 연 지 14년이 흘렀지만 수영장에서 야간 콘서트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레이블 뮤직 파티'의 첫무대인 이날 공연자들은 '파스텔 뮤직'이란 레이블에 있는 가수들이란다. 캐스커, 타루, 요조 등 3팀이 음악을 준비했다. 8시 정각이 되자 캐스커가 나와 노래를 시작했다. 팬클럽 회원들이 몰려왔는지 환호도 함께 일었다. 가수는 "교외로 나와 공연을 하니 분위기가 색다르다"며 좋아했다.
무대 조명은 수영장 물빛에 아련하게 젖어 들었고, 관중들은 매혹적인 선율에 녹아 들었다. 수영장 가에는 구조요원이 지키고 섰다. 혹시나 감정이 격해진 관중이 물 속에 뛰어들까 대비하는 것이다.
어둠이 완전히 내린 시간, 수변 무대의 음악은 빨라졌고 관중의 흥도 더불어 증폭됐다. 공연장을 찾은 연인들은 서로 어깨를 겯고 감미로운 선율에 빠져들었다. 캐스커에 이어 타루와 요조가 차례로 무대에 올랐고, 팬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무대를 마친 가수들은 관객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함께 사진도 찍는 등 팬서비스에 공을 들였다. 무대는 밤 10시까지 이어졌지만 한낮의 물놀이에 지쳤을 관중들은 끝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음악을 즐겼다.
수영장 옆으로 홍대클럽 무대를 옮겨온 이번 '레이블 뮤직 파티'는 캐리비안베이가 10여년을 별러 만들어낸 야심작이다. 캐리비안베이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워터파크의 새로운 문화코드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레이블 뮤직 파티'는 12일까지 주말에만 한다. 입장권은 6만8,000원이다. 캐리비안베이 이용권과 클럽 공연 관람을 묶은 가격이다. 관중은 하루 600명으로 제한한다. 에버랜드 홈페이지(www.everland.com)나 옥션(www.auction.co.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10일 공연은 흥겨운 록 파티다. 자우림, 슈퍼키드, 몽니, 고고보이스 등이 출연한다. 11일에는 '인디의 현주소'를 주제로 장기하와 얼굴들, 불나방스타쏘세지 클럽, 치즈스테레오, 술탄 오브 더 레코드가, 12일에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주제로 언니네 이발관, 이지형, 오지은, 나루, 노리플라이 등이 출연한다. (031)320-5000
이성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