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에 대한 우대가 중국만큼 지혜롭고 조화로운 나라가 있는가. 다문화주의의 용광로라는 미국도 흑백갈등은 물론 히스패닉과 동양인에 대한 차별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위구르 등 중국의 55개 소수민족은 한(漢)족과 달리 '한 가구 한 자녀' 제한도 없고 출산장려금까지 받는다. 대학입시와 취업에서도 한족은 역차별을 받는다. 위구르인을 차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루무치의 한족 주민들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듯 위구르인의 폭력에 치를 떨며 분개했다. 한족은 정부 발표처럼 이번 사태의 원인을 외부 분열주의자의 조직적인 선동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인구재조정 정책에 따라 1950년 우루무치로 이주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장요청(張友成ㆍ51)씨는 "위구르인이 공정 대우를 요구하며 시위했다는 것은 폭력과 살인, 방화혐의를 합리화하려는 수작"이라고 격분했다.
장씨는 "위구르족은 물론 회족, 만주족 등 많은 소수민족 친구가 있지만 이들을 차별적으로 대한 적은 없다"며 "이번 사태는 외부 분열주의자의 치밀한 획책에 무고한 위구르인이 이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길을 지나는 한족 노인과 임산부, 어린이를 무차별 폭행하고 살해한 위구르 폭력시위 주동자들은 사형을 받아야 마땅하며 정부는 이런 행위와 사회 무질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족 젊은이들의 시각도 냉정했다. 한족 학생이 많은 우루무치 차이징(財經)대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는 톈빙위(田氷玉ㆍ여ㆍ21)씨는 "위구르인의 피해의식에서 비롯된 파괴적인 폭력과 분열주의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며 "위구르인은 자신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지만 정부 발표에서도 나타났듯 최대 피해자는 한족"이라고 강조했다.
톈씨는 "학교에 위구르 학생이 많지만 한번도 학내 민족 갈등이 없었다"며 "외부 불순세력의 선동 없이 자체적으로 폭동이 발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위구르족을 보는 한족 젊은이들의 시각이 크게 바뀔 것"이라며 "민족 갈등이 한동안 계속되고 그 파장이 적어도 10년 이상 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 당국의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루무치=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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