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마이클 잭슨의 장례식에서 딸 패리스 캐서린(11)이 깜짝 출연해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를 추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잭슨의 자녀가 대중 앞에서 입을 연 것은 처음이다. 생전의 잭슨은 자녀의 사생활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렸다.
패리스는 장례식 끝 무렵에 가족과 함께 무대에 올라 "아빠는 최고였다. 너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한 뒤 눈물을 쏟아냈다. 패리스가 추도사를 낭독하는 동안 잭슨의 막내아들 프린스 마이클 2세(7)는 아버지의 죽음을 모르는 듯 인형을 갖고 놀아 관객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언론사학자 론 사이먼은 "아무도 예상 못한 패리스의 출연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지인들도 차례로 추도사를 읽었다. 한때 잭슨의 연인이었던 배우 브룩 실즈는 "잭슨과 나는 너무 일찍 어른이 됐다"며 "잭슨의 웃는 모습은 가장 달콤하고 순수했다"고 말했다. 흑인 잭슨의 업적도 조명됐다. 마틴 루터 킹 3세는 "그는 최고의 엔터테이너였다"고 평가했고 은퇴한 농구선수 매직 존슨은 "잭슨이 흑인에게 수많은 문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정치인들도 명복을 빌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모스크바 방문 중 "그는 죽었지만 더욱 위대해졌다"고 말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천부적 재능을 가졌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비범한 사람이 됐다"며 애통해 했다.
장례식을 끝으로 잭슨은 세상과 영원히 이별했지만 그를 둘러싼 루머와 논쟁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잭슨이 잠든 장지의 위치가 분명치 않아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AFP통신은 잭슨의 시신이 장례식 후 스테이플스센터를 떠났지만 어디로 이동했고 언제 매장됐는지, 실제 매장이 이뤄지긴 했는지 등이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LA경찰이 장지가 당초 예정됐던 할리우드 포리스트 론 공원묘지는 아닌 것 같다고 밝힌 데다 잭슨 가족까지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은 더해가고 있다. 잭슨의 저택인 네버랜드에 안장됐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잭슨의 죽음은 정치인들의 설전으로 이어졌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셰일라 잭슨 리 민주당 의원은 기아와 의료대란에 맞서 싸운 인도주의자였던 잭슨이 존경받아야 한다는 요지의 결의안을 하원 외교위원회에 지난달 26일 제출했다. 이에 대해 피터 킹 공화당 의원은 잭슨의 아동 성추행 혐의를 근거로 "잭슨이 좋은 가수였을지는 모르지만 어린이 옆에 있을 때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결의안 채택에 반대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