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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희망이 곁에 있습니다] <60>씨티은행-중소기업硏 여성기업 아카데미서 희망찾은 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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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희망이 곁에 있습니다] <60>씨티은행-중소기업硏 여성기업 아카데미서 희망찾은 2인

입력
2009.07.10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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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대행 서비스업체 '세진트렌스월드'의 박인숙(42) 대표는 이달 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행사를 평생 잊지 못한다. 한국씨티은행과 중소기업연구원(KOSBI)이 마련한 '제1기 Citi-KOSBI 여성기업 아카데미(WEB)' 수료식이었다. 그는 이날 수료장을 받으며 "이제야 비로소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진짜 사업에 나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3년 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작은 사무실에서 개업을 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사업 경험이 전무한데다 성격이 내성적인 탓에 영업을 직원들에게 맡겨야 했지만, 일을 꼼꼼히 처리한다는 입 소문을 타면서 고객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정을 찾아가던 사업은 지난해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풍전등화의 운명을 맞았다. 환율이 폭등하고 수입 물량이 줄면서 일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루 서너 건씩 들어오던 주문이 일주일에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어요. 정말 앞이 캄캄하더군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던 당시 상황이 떠오르는 듯 박 대표의 몸이 가볍게 떨린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지만, 탈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박 대표가 절실하게 느꼈던 게 바로 '인적 네트워크'다. "사업에 관해 조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렇게 두렵지는 않았을 거에요. 위기가 닥쳤는데도 아무런 조언도 받을 수 없는데다, 조직관리 노하우도 없으니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요."

박 대표는 당장 돈을 벌어줄 사업 파트너 못지않게 미래를 위한 조언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절감했다. 그래서 매일 밤 인터넷을 뒤지며 해결 방안을 찾았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Citi-KOSBI 여성기업 아카데미(WEB)'였다.

한국씨티은행이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여성 기업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연구원 안에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일반 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여성인력 활용도를 높여 우리 경제의 저출산 및 노동력 부족에 따른 성장의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 끝에 마련한 실천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업계와 학계의 최고 전문가를 초빙해 질 높은 강의를 제공하되, 300만원 가량의 수업료를 전액 지원했다.

하지만 당시 박 대표가 아카데미에 합격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모집 공고에 나온 자격 요건은 제조업의 경우 종업원 10인 이상, 비제조업은 5인 이상인 회사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였다. 직원이 3명 뿐인 영세 사업체이다 보니 서류 전형에서 떨어질 게 분명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박 대표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전화로 문의하니 "모집 공고는 기본 요건일 뿐이다. 소외된 여성 기업인은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더욱이 박 대표처럼 절실한 경우라면 면접을 통해 얼마든지 등록이 가능하다"는 답변이었다.

4월 8일부터 13주간 매주 수요일 진행된 수업은 박 대표에게 삶의 희망을 일구는 텃밭이 됐다. "비슷한 고민을 지닌 동료 기업인들을 만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꾸리고, 조직은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를 많이 배웠어요. 특히 중소기업연구원 박사님들이 이런저런 조언을 아끼지 않아 금융위기를 이기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여행스케줄 컨설팅 회사 '비즈오피스(Bizoffice)'의 백영미(48) 대표도 여성기업 아카데미를 통해 불황 극복의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백 대표는 "대학이 개설한 여성기업인 대상 강좌를 여러 번 들었지만, 대부분 큰 제조업체 CEO 대상이어서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직원이 1명인 비즈오피스와 같이 소규모 사업체를 꾸려가는 여성 CE0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가장 큰 수확은 사업가로서의 자신감을 회복한 점이다. 아직도 성적 편견이 남아있는 우리 사회에서 아무리 작더라도 여자가 회사를 이끌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

백 대표는 "여자라는 이유로 스스로 주눅이 드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제까지 단순히 장사를 해왔다면 자신감을 얻은 지금은 진정한 사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대표와 백 대표 외에 40여명의 여성 CEO들이 여성기업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진정한 사업가로서의 새 출발을 다짐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영세 사업체를 꾸려가는 여성 기업인들은 그간 남성들처럼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앞으로는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면서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미래의 희망을 얘기하는 백 대표의 표정에서 결연한 의지가 묻어났다.

씨티은행은 올해 9월부터 '제2기 Citi-KOSBI 여성기업 아카데미'를 연다. 당초 1년에 한 번을 계획했지만, 수요가 많고 결과도 좋아 두 번으로 늘렸다.

시티은행 측은 "중소형 업체를 운영하는 여성 기업인들이 우리 사회에 탄탄히 뿌리를 내리고, 각 지역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아카데미를 알차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기 아카데미 참가를 원하는 여성 기업인은 홈페이지(http://www.kosbi.re.kr/citi-kosbi-wea/)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은 뒤 이메일(kimjh@kosbi.re.kr)로 접수하면 된다.

■ 한국씨티은행 사회공헌

한국씨티은행의 사회공헌활동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내실 있는 운영과 독창적인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교육 프로그램. 2006년부터 금융업계의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배우고 체험하는 청소년 금융교실(Think Money)' 은 YWCA와 파트너십을 통해 초등학교 및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지난 한해 동안 씨티은행 직원 및 YWCA 금융강사 500여명이 전국의 초ㆍ중등 학생들에게 금융교육을 실시했다. 그간 교육 대상만 6만4,000여명에 이른다.

씨티은행은 전국의 초ㆍ중ㆍ고교 및 대안학교 교사들이 창의적인 경제, 환경 생활교육 방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는 '석세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5년부터 작년까지 총 664명의 교사들이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 창의적인 교육을 통해 3만여 명의 학생들에게 경제, 소비자생활, 환경 분야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씨티은행은 이를 위해 21만달러를 지원했다. 또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과 함께 대학(원)생 대상의 '우수 금융 논문 공모전' 을 열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여성 교육도 씨티은행이 자랑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금융업계 진출을 희망하는 여대생들에게 금융산업에 대한 지식과 실전 노하우를 전수해주기 위해 마련한 '씨티-이화여대 글로벌 금융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2001년 시작돼 지난해까지 15회에 걸쳐 여대생 950명이 이 과정을 수료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참여성노동복지터 및 한국노총과 손잡고 봉제기술을 가진 여성 22명의 생계를 책임질 사회적기업 '참 신나는 일터 1호점'을 서울 장충동에 설립했다. 이 사업은 단순한 재정지원 차원을 넘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아가 자립경영까지 꾀하는 실질적이고 창의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주목 받고 있다.

지역 봉사활동으로는 국내 최초의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이 손꼽힌다. 1999년 국내 최초로 저소득층을 위한 무담보 소액 신용대출인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시작한 '신나는 조합'을 후원하는 한편, '그라민트러스트' 교육 훈련에도 참가시켰다. 이후 '신나는 조합'의 운영비 등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또 국내 해비타트 최장수 기업 파트너로 11년 동안 총 12억원의 기금을 후원했다.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적극 지원하는 등 글로벌 금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독창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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