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이 위안 받을 수 있는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
김영원(사진) 홍익대 교수는 8일 서울 도심 한복판 광화문 광장에 들어설 세종대왕 동상 마무리 작업을 마친 뒤 이 같이 표현했다.
또 "현재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이 60대 얼굴에 근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이번 동상은 40대 후반의 미남형 얼굴에 모나리자 상과 같이 은은하고 넉넉한 미소가 흐른다" 고 설명했다.
올 10월9일 한글날 제막을 앞두고 있는 세종대왕 동상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전체 공정률 60%에 달하는 동상의 현재 모습은 점토로 완성된 기본모형에 불과하지만 장엄함과 인자함을 나타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동상은 당초 공모전 당선작보다 더욱 온화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세종대왕이 실제로 54세에 생을 마감한 점을 고려해 그의 정력적인 모습을 담았고 젊은 세대도 호감을 느낄 수 있게끔 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세종대왕의 용안을 구현하기 위해 4월 중순부터 경기 광주시 초월읍 학동리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조각가와 대학교수, 대학원생 제자들과 함께 밤샘 작업을 하는 열정을 쏟았다.
다소 평범한 세종대왕의 표준 영정과 달리 국민이 세종대왕에 대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를 연구ㆍ분석해 이와 비슷한 모델을 세워놓고 하루에 수 십 차례 수정작업을 거쳤다.
의상도 단국대의 복식연구소 도움을 받아 속옷, 저고리, 액주름, 철익, 답호, 곤룡포 등 6개의 옷을 입은 상태의 두께를 갖췄고 밖으로 드러나는 곤룡포 등도 그 형태와 길이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김 교수는 "온 국민이 찾을 광화문광장에 세워질 세종대왕 동상을 만든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며 "세종대왕을 연구할수록 백성을 중심에 놓고 일생을 바친 모습을 발견해 감히 동상을 만들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자괴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세종대왕 동상 본체에 대한 점토 작업이 90% 이상 마무리된 동상은 이 달 중 문화체육관광부 동상ㆍ영정심사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곧바로 석고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동상은 기단(基壇) 위의 좌상 형태로, 두 팔을 벌리도록 표현했고 한 손엔 책을 펼쳐 든 모습이다. 동상과 기단을 합친 총 높이는 10.4m다.
이 동상은 이순신 장군 동상의 뒤편 약 211m 지점인 세종문화회관 앞에 설치되고 남쪽(시청 방향)을 향한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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