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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신임 이사장 정련 스님 "학교·종단 모두 잘되면 한국 불교가 잘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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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신임 이사장 정련 스님 "학교·종단 모두 잘되면 한국 불교가 잘되는 것"

입력
2009.07.10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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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동국대의 새 재단 이사장으로 지난달 말 선임된 정련(定鍊ㆍ67) 스님이 21일 취임법회를 갖고 공식 취임한다. 전임자 재임시 신정아 사건 연루 같은 악재 속에서 몇 개월째 계파 갈등 양상을 빚어온 동국대 이사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정련 스님의 취임은 또한 불교 조계종의 양대 축이면서도 그간 불협화음을 빚어온 조계종 총무원과 동국대 이사회의 융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5년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해 현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과 경합했던 그는 지난 6일 지관 스님을 찾아 종단 화합 의지를 표명하는 적극적 행보를 폈다.

정련 스님은 "학교가 잘되면 종단이 잘되고, 종단이 잘되면 학교가 잘되는 것이며, 두 곳 모두 잘되면 한국 불교가 잘되는 것"이라며 "이사장 취임법회에 총무원장 스님을 초청,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동국대 이사장 취임식에 총무원장이 참석한 적이 없다. 정련 스님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취임식 외에 동국대 입학식이나 학위수여식 등에도 총무원장께서 오셔서 좋은 말씀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덧붙였다.

정련 스님은 이사장으로 선임된 후 지난 3일 가장 먼저 해인사를 찾아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을 예방했다. 그는 "종정 스님을 찾아뵈었더니 첫 말씀이 '유능한 교수, 스님들을 많이 초빙해서 불교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전부 동국대로 모이도록 하라'였다"며 "스님께서는 또 동국대의 로스쿨 탈락 등의 문제도 섭섭해하시면서 발전기금도 많이 확보하라고 격려하셨다"고 밝혔다. 종정 스님의 말씀을 빌어 동국대의 내실 확대에 가장 큰 방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종단 내에서 정련 스님은 추진력과 정치력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1972년 부산에서 시작한 천막법당을 교육ㆍ복지시설을 갖춘 대규모 사찰인 내원정사로 키워냈고, 2007년에는 거제도에 재활병원인 마하병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일을 찾아 바지런히 움직인다고 해서 '도깨비 스님'이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그 동안 부산과 거제를 오가는 생활을 해왔으나 이제 주중에는 서울에서 지내고, 주말에는 부산과 거제를 오가야 하게 됐다"며 "학교 발전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원로로서 정련 스님은 현안인 자연공원법 반대운동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찰 땅에 화장실 하나 마음대로 못 짓는 현실은 바꿔야 한다"면서 "불교계도 앞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법안을 만들고 고칠 때 사전에 꼼꼼하게 대응하고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중 예정된 차기 총무원장 선거에 대해 그는 "선거와는 담을 쌓기로 했다"고 손사래를 치면서 "오직 학교 발전에만 신경을 쓸 것"이라고 극구 말을 아꼈다. 열여섯 살에 출가해 "소 치고 밭 일 하면서" 수행했다는 스님은 지금도 매일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부산 내원정사에서 예불하고, 6시30분에는 거제도 반야원에서 장애아들과 아침 공양을 함께 한다고 한다.

장인철 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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