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상급 포인트가드 김승현(31ㆍ대구 오리온스)이 구단과의 연봉 마찰로 인해 결국 은퇴 기로에 서게 됐다.
김승현은 8일 한국농구위원회(KBL) 재정위원회의 연봉 조정 결과(6억원)에 반발하며 오리온스와 맺은 이면계약서를 제출했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김승현이 이면계약서를 KBL에 제출함으로써 김승현이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6억원 조정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2006년 이후 뒷돈으로 받은 액수를 모두 구단에 돌려주는 '정상화 과정'을 밟을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15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상화 금액'을 지불하고 이미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오리온스에서 선수 생활을 지속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게다가 김승현의 부친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리온스의 사문서 위조 혐의까지 주장하는 등 김승현은 이미 은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스 역시 김승현에 대한 미련을 일찌감치 버린 모습이다. 오리온스는 김승현의 은퇴와 민사소송 제기 등 앞으로 예상되는 수순에 이미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현은 8일 "일주일 동안 숙고해서 기자회견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오리온스가 지난 2006년 약속했던 5년 동안의 보수를 공개하고, 그 금액을 받지 못하게 된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겠다는 뜻이다. 최악의 경우 은퇴를 불사하고 민사소송을 통해 자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보수를 받아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5년 계약기간 중 3년밖에 뛰지 않은 김승현으로서는 민사소송을 통해서도 오리온스와의 이면계약 액수를 100% 받아내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김승현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농구계 관계자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구단도 잘못이 있지만 김승현이 너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안타깝다"라며 "아직 31세에 불과한 훌륭한 포인트가드를 잃는 농구계 전체의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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