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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르 사태/ 현지 위구르인 "가족 쓰러지는데 가만있나…공평한 처우 원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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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르 사태/ 현지 위구르인 "가족 쓰러지는데 가만있나…공평한 처우 원할뿐"

입력
2009.07.10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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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위구르(維吾爾)도 중국 민족이다. 위구르가 원하는 것은 차별 없는 공평(公平)한 처우다. 중국 공산당이 인민해방을 통해 위구르를 중국화한 것은 과거지사다. 우리도 여느 중국인처럼 인권을 보호 받고 한(漢)족과 평등하게 처우받기를 바랄 뿐이다. 그 같은 권리를 쟁취하지 못한다면 위구르 후세들은 더 격렬하게 독립(獨立)을 원할 것이다."

5일 발생한 유혈시위 사태 이후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 거주하는 위구르인 청ㆍ장년층은 중국 공안당국의 과도한 무력 진압에 격분하면서도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총알이 쏟아지고 폭력이 난무하는 처참한 상황을 더 이상 상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4대째 우루무치에 살면서 양고기 판매점을 운영하는 아부두아이니(阿不都艾尼ㆍ58)씨는 7ㆍ5 시위가 위구르족의 누적된 분노와 억울함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중국인이면서도 표준어를 할 줄 모르는, 아니 평생 표준어의 필요성을 못 느끼며 살아온 그는"중국 당국은 이번 시위가 해외의 분리주의자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하지만 천만에 말씀"이라며 "지난달 26일 광둥(廣東)성 완구공장에서 사망한 위구르인 2명의 사망 원인을 공정하게 밝히라고 요구한 자연스러운 봉기였다"고 주장했다.

아부두아이니씨는 "중국인으로서 일상 생활을 하는 우리의 요구는 정당하고 자연스러운데 이를 분리ㆍ독립주의로 몰아 분열세력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며 "한족을 집단구타하고 가게를 불태우는 행동도 바로 중국 무장 경찰이 촉발한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위 현장에서 형과 동생, 아들이 경찰이 발사하는 총탄에 피를 흘리고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한다면 그 누가 가만 있겠는가"라고 되물으며 중국 경찰을 원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경찰의 발포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위구르 젊은이들은 현실 속에서 더욱 민감하게 차별을 실감하고 있다.

우루무치 최고 대학인 신장(新疆)대 컴퓨터학과 졸업반 여학생 구리나얼(古麗那爾ㆍ22)씨는 "위구르족 젊은이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차별로 취업에 어려움이 크다"며 "우루무치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로 위구르 청년 실업은 한족의 4, 5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소규모 시위가 아직 잇따르고 있는 카스(喀什ㆍ카슈가르) 출신인 그는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이웃 키르기스탄 등으로 떠나는 젊은이가 많다"며 "우리 위구르인이 중국인인지, 외국인인지 심리적 정체성 혼란에 빠져 있으며 이 때문에 사회에 대한 반감이 크고 일부는 독립ㆍ분리주의를 연호하게 된다"고 암울한 표정을 지었다.

우루무치=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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