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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나이·상황 맞는 피임으로 '덜컥 임신' 걱정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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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나이·상황 맞는 피임으로 '덜컥 임신' 걱정 뚝

입력
2009.07.0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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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뮤지컬 배우가 자신의 딸이 자라면 "콘돔을 챙겨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성 개방 풍조가 만연한 현 상황에서 그 편이 훨씬 현명한 선택일지 모른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는 모성 보호 측면에서도 피임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낙태가 반복되면 자궁이 손상되고 자궁내막에 수정란 착상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돼 정작 아이를 가지기 원할 때 어렵게 임신이 돼도 자꾸 유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휴가철이다. 한 때의 젊음의 치기와 열기가 평생 돌이킬 수 없는 불상사가 되지 않도록 조심할 때다.

가임 여성 32명 당 1명 꼴로 낙태

국내 낙태 추정 건수(보건복지가족부ㆍ2005년 기준)가 34만 여 건이다. 가임 여성 32명 당 1명 꼴로 낙태를 한 셈이다. 낙태는 정신적 충격을 차치하고라도 육체적으로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수술 중 태아의 산물을 과도하게 긁어내거나 시술도구를 깊이 삽입해 자궁에 구멍이 뚫리는 자궁 천공이 발생할 수 있고, 자궁 나팔관에 염증이 생기는 등 골반 염증성 질환의 위험도 따른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 임신할 때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낙태로 인한 자궁경부 무력증은 다음 번 임신에서 유산이나 조산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자궁내벽이 수술로 인해 손상됐거나 감염된 적이 있으면 수정란이 잘 착상되지 못해 자궁 외 임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를 피하려면 자신의 나이와 상황에 맞는 피임을 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선은 각 피임법의 장단점을 파악한 뒤 나이, 건강상태, 출산 경험 여부, 성 관계 패턴, 피임 기간 등을 고려해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바로 자신의 몸 상태다. 생리주기와 생리량, 생리통ㆍ자궁질환 여부, 평소 복용하는 약, 고혈압ㆍ당뇨병 유무, 간 이상이나 흡연 여부 등을 피임법을 택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최근 성 관계를 한 뒤 72시간 안에 먹어야 효과가 나는 '응급 피임약' 사용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이는 다량의 호르몬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셈이어서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황체호르몬 단일 응급 피임약 1회분은 일반 피임약 40~50알을 한꺼번에 먹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반복 사용 시 70%가 월경 장애를 보이고, 어지럼증과 두통 메스꺼움 구토 복부통증 자궁출혈 유방통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나이ㆍ상황에 알맞은 피임법

젊은 여성은 생식능력이 높고 생리도 불규칙한 경우가 많아 피임법으로 자연 주기법은 좋지 않다. 아직 미혼인 경우에는 자궁 내 장치 시술도 적당하지 않다. 대신 먹는 피임약이 권장된다. 피임효과가 높은 피임약을 먹거나 팔에 심는 형태의 피임제제가 좋다.

최근 성 경험 나이가 낮아지면서 청소년 낙태율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생리주기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성 관계할 가능성이 높아 먹는 피임약이나, 성병을 예방할 수 있는 콘돔이 권장된다.

첫 출산을 조절하는 신혼 부부에게는 가능하면 성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피임법이 적당하다. 질병이나 흡연 등과 같은 건강상 이유가 아니라면 먹는 피임약이 좋다. 3년 이상 피임할 경우에는 팔에 이식하는 피임약이나 호르몬을 함유한 자궁 내장치도 권장된다. 특히, 구리로 이루어진 루프가 아닌 호르몬 자궁 내 장치는 생리량과 생리기간을 줄이며 한번 시술로 5년 동안 피임이 지속되므로 이미 출산한 적이 있던 여성이 고려할만한 하다.

결혼하고 첫아이를 출산한 후 자녀 터울을 조절하고 있다면 피임 효과가 확실한 먹는 피임약과 이식형 피임제가 적당하다. 자궁 내 장치는 한 번 시술로 5년까지 피임이 지속되므로 간편하다. 구리 자궁 내 장치의 부작용(생리량이 늘고 생리기간이 길어지는 등)이 걱정된다면 호르몬을 함유한 자궁 내 장치를 고려해 볼 만하다.

아이를 출산한 후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이라면, 분만 후 6개월 이후부터 다른 보조 피임법을 병행하면 좋다. 대부분 모유 수유 시 임신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사실 보통 사람에 따라 분만 후 4~12개월, 늦게는 24개월까지도 배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모유 수유를 하지 않으면 분만 후 35~40일만 지나도 생리가 시작될 수 있으므로 모유 수유 기간에도 임신 가능성이 있다.

무월경 상태에서 수유를 충분히 하는 여성이더라도 분만 후 6개월부터 다른 보조 피임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콘돔, 이식장치, 자궁 내 장치, 황체호르몬 단일 먹는 피임약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일러스트 김경진기자 jin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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