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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의 구세주 '비즈니스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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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의 구세주 '비즈니스 멘토'

입력
2009.07.0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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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버스나 트럭의 차축 등을 생산하는 경기 안성시의 자동차 부품업체 동아정기 직원들은 자신의 일터가 갑자기 문을 닫을 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하고 숨이 턱 막혔다. 대주주는 이미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주식 대금까지 허위 납입한 뒤였다. 결국 이 회사는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고, 직원들은 제대로 월급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그런데 희망이 좀처럼 보이지 않던 그 때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전경련의 중소기업 비즈니스 멘토링 자문위원이다.

2005년 12월 동아정기에 파견된 마규하 전 기아정기 대표, 오세희 전 LG홈쇼핑 사장, 심항섭 전 KTB 사장 등 경영계의 고수들은 회사 내부 역량부터 분석했다. 가장 급선무는 역시 자금이었다. 심 전 사장은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돌아다니며 동아정기가 차입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렇게 14억원을 빌려 이 중 7억원을 온전히 부품 개발비에 사용했다. 물론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던 직원들이 "기술 확보가 우선"이라며 양보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를 통해 동아정기는 현대자동차가 2차 이하 협력업체에 부여하는 품질인증제인 'SQ마크'를 획득했다.

인증을 얻고 주문이 늘면서 회사는 정상을 찾기 시작했다. 결국 2004년 11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이 회사는 지난해 33억원의 흑자를 내며 상황을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1월 드디어 법정관리에서 졸업했다. 노세래 전 법정관리인은 "회사가 정상화하는 데 경영자문단의 비즈니스 멘토링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게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비즈니스 멘토링이 주목받고 있다. 전직 최고경영자(CEO)에게는 보람을, 위기의 중소기업에겐 살 길을 주는 '윈윈' 전략이기 때문이다.

강원 원주시의 낭띠도 그런 회사 중 하나. 커피 원두를 수입해 커피믹스를 제조, 지난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전경련의 중소기업 자문 프로그램 중 하나인 '경영닥터제'의 도움을 받았다. 제품 경쟁력은 있었지만, 장기 자금운용이나 단기 운영자금 조달 등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난감했기 때문이다.

경영닥터로 이 회사를 검진한 서용덕ㆍ정순태 자문위원은 '생산 자동화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이라는 처방을 내렸다. 또 전경련과 중기중앙회가 함께 만든 대부업체 기협기술금융에서 무담보 신용대출 2억원이 나갈 수 있도록 주선했다. 이 돈으로 증자를 해 부채 비율을 530%에서 340%로 낮췄을 뿐 아니라 포장라인 전면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도 30% 개선했다.

기계류 및 발전설비 제작 설치업체 삼우기계도 자재구매 통합 관리와 품질관리 경영 자문을 통해 시장 점유율이 25%에서 38%로 높아진 경우다.

8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선 이런 상생 사례들이 발표됐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와 중소기업연구원이 중소기업 경영자문봉사단 발족 5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불황 극복을 위한 중소기업 육성전략 심포지엄'에서다.

전경련과 중소기업중앙회는 2004년 7월 대ㆍ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대기업 전직 CEO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무료 경영자문봉사단을 조직했다. 경영자문단은 이후 중소기업 2,172개사를 대상으로 총 6,204건의 경영자문을 실시했다. 류진국 자문위원(전 삼양그룹 부사장)은 "중소기업 경영자문봉사단이 미 연방 중소기업청 산하의 비영리 단체인 '은퇴경영자봉사단'(SCOREㆍService Corps of Retired Executives)처럼 전국적 규모의 최대 경영자문 봉사기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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