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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여는 아침]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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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여는 아침] 속담

입력
2009.07.0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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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 하나는 곡식 전체

깃털 하나는 살아서 노래하는 새

살과 피로 이루어진 한 인간은 꿈에서 나온 인간

진실은 나눌 수 없어요

천둥은 번개가 한 일을 알려주어요

꿈꾸는 여자는 언제나 생생하게 사랑스런 모습으로 머물지요

잠자는 나무는 푸른 예언을 보여주어요

물은 쉼없이 말하지만 절대로 반복하지 않아요

눈꺼풀의 저울 위에서 잠은 무게가 없어요

혀의 저울 위에서 혀는 갈망하지요

삶을 이야기하는 여자의 혀에서

천국의 새는 날개를 펼치지요

● 멕시코 시인 파스(1914~1988)의 시들은 적어도 나에게는 햇빛이 사나왔던 오후가 지나고 빛이 자물거릴 때 노을을 바라보면서 읽는 시들이다. 어제 저녁이 그랬다. 햇빛은 사나왔고 몸은 그 빛에 열기에 지쳐있었다.

저녁을 먹고 의자를 마당에 내어놓고 파스의 시를 읽었다. 스러져가는 빛의 멜랑콜리 속에 앉아서 멕시코의 자연과 역사, 신화와 인간을 노래하는 시들을 읽다보니 위의 시와 같은 사랑스러운 시가 눈에 띄었다.

'이삭 하나는 곡식 전체', 모든 인간은 '꿈에서 나온' 것이라고 파스는 말한다. '잠자는 나무는 푸른 예언'이라고 그가 말할 때 내 마당에 서있는 나무들은 일상의 나무들이 아니라 신화의 나무가 되었다. 그리고 '눈꺼풀의 저울 위에서 잠은 무게가 없다'는 구절을 읽는 순간 나에게도 오랫동안 오지 않았던 방문객, 잠이 찾아왔다.

허수경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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