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이면 홈런, 주루면 주루. 약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팔방미인이다. '완성형 타자' 김현수(21ㆍ두산)가 위기의 두산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7일 프로야구 잠실 SK전. 좌익수 겸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1회말 선제 2점 홈런(시즌 16호)을 쏘아올렸다. 1사 1루에서 SK 선발 고효준의 4구째(볼카운트 1-2) 144㎞짜리 높은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살짝 넘겼다. 이 홈런은 그대로 결승 홈런이 됐다.
드넓은 잠실구장에서 밀어 쳐서 홈런을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타고난 손목 힘을 자랑하는 김현수이기에 가능한 장면. 김현수는 개인통산 30홈런 달성과 동시에 올시즌 가장 먼저 1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이번 시즌 목표로 최다안타 타이틀 획득을 내건 김현수는 안타왕 2연패를 향해 순항을 계속했다.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김현수는 2-1이던 3회에는 재치 넘치는 주루로 상대를 곤란에 빠뜨렸다.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동주 타석 때 폭투가 나오자 거침없이 2루로 내달렸다. 포수 바로 옆에 떨어지는 공이었지만 빠른 판단 덕에 2루에 안착할 수 있었다. 이후 김현수는 김동주의 좌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또 3-1이던 4회 2사 2루에서는 좌중간 3루타로 타점을 추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성적은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위 두산은 4-2로 승리, 5연패에서 탈출했다. 또 라이벌 SK와의 상대전적에서도 6승1무3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선두 SK는 3연패.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두산 손시헌이 3회 공격 때 고효준의 투구에 뒤통수를 맞아 구급차에 실려나가는 아찔한 장면이 벌어졌다. 손시헌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고 검사 결과 타박상으로 밝혀졌다.
대전에서는 히어로즈가 최하위 한화를 12-10으로 제압, 공동 5위(삼성)로 점프했다. 히어로즈 황재균(2홈런 3타점)과 덕 클락(2홈런 4타점)은 4홈런 7타점을 합작했다. 한화 김태균은 만루홈런을 포함해 6타점을 올리는 괴력을 선보였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광주(KIA-LG), 마산(롯데-삼성)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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