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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이상봉의 Fashion & Passion] <5> 고생한 당신 가볍게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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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이상봉의 Fashion & Passion] <5> 고생한 당신 가볍게 떠나라

입력
2009.07.07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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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거리는 벌써부터 짧아진 팬츠와 시원스럽게 패인 티셔츠 차림으로 뒤덮이고 있다. 이번 여름을 별 탈 없이 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앞서지만 여름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이 기대감은 마치 사막을 거닐다 만나는 오아시스처럼 무더위의 한가운데서 마주치게 되는 바캉스에 대한 설렘임 때문이 아닐까.

멋진 여름휴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보람된 여행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여행준비 팁(tip)과 휴가지에서 패션 팁을 몇 가지 소개한다.

먼저 이번 여름만큼은 가보고 싶은 목적지와 숙소만 정하고 마음가는대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느린' 여행을 제안해본다.

우리는 혹시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모든 곳들을 다 둘러봐야 직성이 풀리는 일종의 '만점 여행' 콤플렉스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모처럼 떠나는 여행이 오히려 휴식이 되기보다는 긴 이동으로 인한 피곤함에 지쳐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디자이너인 나에게 여행은 목적이기보다는 새로운 작업을 위한 출발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영감을 좇아 백지 위에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열려 있는' 여행을 선호한다. 이런 자유로운 여행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차분한 여유와 잔잔한 감동들을 선사할 것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카메라와 함께 듣고 싶은 음악과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준비했으면 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정작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적인 것들은 책을 통해서 얻는다.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즐긴다면 여행을 통해 휴식과 함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들은 음악을 일상으로 복귀한 후 다시 듣게 된다면 그 때의 감동을 되살릴 수 있는 마법 같은 힘을 지녔다. 그래서 음악을 꼭 준비하길 바란다.

자유로운 여행을 위해선 가벼운 트렁크는 필수다. 보통의 경우 여행에서 돌아올 때는 현지에서 구입한 물건들로 짐이 훨씬 더 늘어나기 때문에 준비한 트렁크보다 짐을 적게 꾸리는 것이 현명하다.

문제는 트렁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옷이라는 점이다. 이제는 남자도 자신의 옷차림에 관심을 갖고 패션을 즐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하는 동안 입었던 꽉 죄는 와이셔츠와 재킷은 옷장에 걸어두고 편안한 셔츠와 바지를 준비한다면 더 안락한 휴가를 보내게 될 것이다.

남자의 경우 바지는 면 또는 마 소재면 무난하겠지만 반바지 대신 칠부 바지를 가져간다면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열대 문양의 프린트가 가득한 헐렁한 트로피컬 셔츠를 받쳐 입는다면 금상첨화다.

여자들에게 의상은 훨씬 더 민감한 문제다. 날씨도 고려해야 하고 여행지의 분위기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즐거운 여행지에서 시선을 한 몸에 받지는 않아도 최소한 스스로가 뒤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져서는 편안한 여행이 될 리가 없다. 그렇다면 이번 여름 바캉스를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가져가는 것이 효율적이고 맵시도 살릴 수 있을까.

짧은 팬츠와 루즈한 티셔츠는 기본으로 준비하라. 지난해에 비해 더 짧아진 팬츠와 스커트는 가장 많이 팔리는 효자 아이템이다. 도시가 아닌 여행지라면 스커트보다는 팬츠를 준비하는 것이 활동에 더욱 편할 것이다.

여기에 타이트한 민소매 티셔츠와 그 위로 어깨가 시원스럽게 파인 루즈한 티셔츠를 받쳐 입으면 휴양지에서 젊고 트렌드한 여성이 될 것이다. 화이트 컬러도 좋고 원색의 다이나믹한 컬러도 좋다.

다음으로 아무리 해변을 나간다 하더라도 원피스 하나는 꼭 챙기길 바란다. 원피스는 여름철 필수 아이템이다. 간혹 여행지에서 디너나 파티에 참석한다든지 약간의 격식 있는 자리에 머물러야만 한다면 준비해간 원피스를 꺼내 입길 바란다.

원피스는 그 자리에서 당신을 우아하게 바꾸어 줄 것이다. 여름휴가를 위해 특별히 한 벌을 구입하려 하다면 시원스런 프린트가 가득한 원피스를 추천한다. 프린트는 올 여름 가장 두드러지는 트렌드로 화려하고 귀여운 스타일을 원한다면 플라워가 가득한 프린트를, 좀 더 패셔너블하게 보여 지고 싶다면 미래지향적인 기하학적인 프린트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강렬한 햇볕 속의 여름을 즐기기 위해선 썬 크림뿐만 아니라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 그리고 커다란 쇼퍼백(shopper bag ㆍ시장을 갈 때 쉽게 어깨에 멜 수 있는 큰 가방)도 준비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더욱 감각적인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다면 뱅글(이음새가 없는 팔찌)을 준비하길 권한다. 뱅글은 올 여름 가장 주목 받는 액세서리로 부피가 작아 부담이 없고 어떤 스타일의 의상과도 잘 어울린다.

만일 자신의 손목이 두꺼운 편이라면 커다랗고 묵직한 뱅글을, 가는 경우라면 작은 뱅글을 여러 개 겹쳐 연출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 여름에 유행했던 메탈 뱅글도 유효하지만 새로 구입하고자 한다면 네츄럴한 우드뱅글을 추천한다. 도시건, 해변이건 뱅글은 '적은 노력'으로 가장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여름철 핫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다.

시간에 쫓겨 이런 것들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그냥 빈손으로 가볍게 떠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현지에 도착해서 여유 있게 쇼핑하는 색다른 즐거움과 추억도 덤으로 얻어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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