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이끌었던 이인규(51ㆍ사법시험 24회) 대검 중앙수사부장이 7일 사표를 제출했다.
이 중수부장은 이날 오전 문성우 대검 차장에게 “검사로서 소임을 다했다”며 “이제는 떠나야 할 때가 됐다”고 사표를 낸 뒤 곧바로 휴가를 떠났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며 “이전에 떠밀리듯 사퇴하면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시기를 기다렸다가 인사 직전에 사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수부장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나머지 수사팀에는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검찰 내부의 여론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은 2003년 서울지검 형사9부장으로 있으면서 SK비자금 수사를 철저히 진행해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듬해 원주지청장을 지내면서 당시 안대희 중수부장의 요청으로 ‘대선자금 수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대검 중수부장으로 발탁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전임 수사팀에서 진행해 온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올해 초 넘겨받아 노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파헤치다 노 전 대통령의 돌연한 서거로 ‘표적ㆍ과잉수사’ 책임론에 직면했다. 이 부장은 “내 인생에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고 말하는 등 힘든 심경을 내비쳐왔다.
한편, 13일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다음 주 후반쯤 검찰간부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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