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삼성전자는 순항할 수 있을까.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지난 6일 깜짝 실적발표를 통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만들어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2분기 영업이익은 2조2,000억~2조6,000억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를 배 이상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6,7일 이틀 새 8% 넘게 오르며 65만원 고지를 찍었다. 덕분에 1,400선 안팎을 머무르던 코스피지수도 힘을 얻어 큰 폭으로 올랐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가 3분기 이후에도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 지에 쏠리고 있다.
일단 출발은 좋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7일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기존 전망(주당 70만원)치 보다 10%이상 높은 최고 8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80만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을 내놓은 대신증권은 "지난해 저점을 찍고 올해 반도체와 LCD부분에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고, 휴대폰과 디지털미디어 부문도 예상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개선된 가장 큰 요인은 메모리와 LCD부문이다"며 1년 이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주당 76만9,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주가를 더 끌어올릴 요인으로 ▦메모리 업황 반등에 의한 큰 폭의 실적 개선 ▦원가경쟁력 및 적극적인 설비투자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 ▦글로벌 시장점유율 상승 ▦D램 업체들의 구조조정에 따른 수혜예상 등을 꼽았다.
당초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던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도 낙관론으로 돌아섰다. BNP파리바는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주당 63만원에서 74만원으로 올렸고 크레디트스위스(CS) 역시 2분기 실적 발표 후 기존 67만원에서 7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메릴린치도 올해 초 48만원에서 80만원으로 뒤바꿨다.
물론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한 곳도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 UBS는 삼성전자 실적이 좋아지고 있지만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대한 주가) 부담이 높고 4분기부터는 LCD와 반도체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60만1,000원으로 정했다. JP모건은 2분기 실적에 이어 3분기도 다소 양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 상승 모멘텀(성장동력)이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해 하반기 목표주가를 56만원으로 다소 낮게 유지했다. 이들이 삼성전자 주가를 부정적으로 보는 요인은 ▦글로벌 수요부진 ▦원화가치상승 ▦LCD가격하락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황제주의 상승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압도적이다. 일부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대세는 분명 상승쪽이란 얘기다. 김영준 LIG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전례 없는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깜짝 실적을 예고하는 바람에 주가가 일정 부분 이미 실적을 선 반영했다는 점에서 주가는 급등세 지속보다는 점차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글로벌 수요 증가, 실질경기회복 등 추가적인 모멘텀에 따라 상승여력은 여전히 남았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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