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와 팝을 넘나들며, 보사노바와 삼바를 종횡무진으로 옮겨다니는 그룹 '윈터플레이'. 이름부터 겨울 이미지가 강한 이들이 스페셜 여름음반 '핫 서머플레이'(Hot Summerplay)로 돌아왔다.
국내 최고의 트럼페터로 인정받는 이주한과 보컬 혜원, 기타리스트 최우준, 베이시스트 소은규로 구성된 윈터플레이의 여름음악은 다양한 실험이 가미됐지만, 어렵지 않고 친숙하다.
이들은 "바닷가 휴양지에서 칵테일 한 잔 마시며 들을 만한 음악들"이라고 신보를 소개했다. 타이틀 '집시걸'은 최우준의 슬라이딩 기타 연주가 유럽의 민속음악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곡.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을 생소한 리듬이 곡을 이끌죠. 집시 풍이면서 멜로디를 뜯어보면 트롯같은 한국적인 요소도 있어요. 우리말 가사에 재즈 터치가 잘 어울리죠. 혜원이 아닌 다른 사람이 불렀으면 트롯으로 들렸을지 몰라요."(이주한)
7번째 트랙은 듣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한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을 가벼운 재즈 풍으로 편곡한 곡이다. "3월인가, 최우준과 연습하다가 장난스럽게 쳐보고, 혜원이 노래를 부르면서 만들어졌죠. 몇 번 공연에서 맞추면서 골격이 이뤄졌고 음반에 넣게 된 곡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마이클 잭슨이 그렇게 세상을 떠날 줄 알았다면 앨범에 포함하진 못했을 거예요."(소은규)
신보엔 '푸른하늘'의 유영석 헌정음반에 담기게 될 '꿈에서 본 거리'가 실려 있다. 사실 유영석 헌정앨범이 윈터플레이의 신보보다 먼저 나올 예정이었지만, 진행이 늦어져 순서가 바뀌었다. 5번 트랙의 '온 선데이'는 혜원의 보컬과 최우준의 기타만으로 이뤄진 어쿠스틱하면서 공간감이 넘치는 매력적인 곡. 기타 줄을 뜯는 소리가 혜원의 보컬을 안개처럼 감싸 안는다.
"새벽 5시쯤이었죠. 지칠대로 지친 목소리로 부른 노래예요. 시간에 쫓겨서 곡이 만들어지자마자 녹음에 들어갔죠. 그래서 우준이 연주를 오래 고민할 시간도 없었어요. 미리 맞춰보지도 않았어요. 바로 원테이크(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연주와 보컬을 녹음하는 방식)로 녹음했고, 결과에 만족해요."(혜원, 최우준)
윈터플레이의 장르 실험은 8번 트랙 'Scandalizing me'에서 만개한다. 록으로 불릴 정도로 장르의 경계가 희미한 게 참신하다.
"이 노래도 정말 록을 하자고 만든 게 아닌데, 자연스럽게 록처럼 곡이 연주되고 불리워졌죠. 윈터플레이의 음악은 팝이지만 재즈적인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팝을 하지만 악기 편성은 재즈에 가깝고요. 혜원은 평소 힙합을 즐겨듣고, 은규는 민속음악에 빠지고, 그냥 우리의 음악은 '윈터플레이 사운드'라고 정의해주세요."(이주한)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