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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서울, 행복을 품다] <2> 9988 어르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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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서울, 행복을 품다] <2> 9988 어르신 프로젝트

입력
2009.07.0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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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서울시

"처음 집사람을 만났을 땐 꽃보다 아름다웠습니다. 결혼해 딸 둘, 아들 둘을 낳고 화목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사람이 자꾸 가스 불을 켠 채 외출하고, 매일 사온 물건들이 냉장고에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차! 뭔가 이상하구나' 아내를 데리고 병원에 달려갔더니 치매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지방에 사는 자식들을 불러 올릴 수도 없어 막막했습니다. 서울 도봉실버센터에 대기자 신청을 했습니다. 한달 정도 기다려 들어간 이 곳 관계자가 우리 노부부의 생활을 들으시더니 저녁까지 식사가 가능하고 월~토요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배려해 주셨습니다. 요즘 매일 아침 아내 손을 잡고 센터로 가는 길은 설렙니다. 도봉실버센터에서 아내와 함께 이야기도 하고 저녁 식사도 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우리 부부의 행복한 일과입니다. 마침 아내에게서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도봉실버센터가 '서울형 데이케어'로 인증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서울형 데이케어 센터에 대해 잘 몰랐지만 평일과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까지 운영을 한다는 것에 매우 감사했습니다. 우리 같은 노부부가 더 많은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센터가 더 많이 확대됐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From. 84세 노인

60년을 부부로 살아온 아내 윤모(81) 할머니가 갑작스레 치매에 걸려 어려움을 겪던 강모(84) 할아버지가 서울시에 보내온 감사의 편지다.

'9988 어르신 프로젝트'. 서울시가 노인들이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 수 있도록 '치매 걱정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노인복지의 핵심 사업이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치매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서울지역 65세 노인 89만52명 가운데 치매 등 노인성질환자는 2만7,590명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치매노인 보호 시설인 '데이케어 센터'를 올해 74곳, 내년 51곳 등 2010년까지 총 134개소를 추가로 늘려 250곳의 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2010년 현재보다 2,500명 많은 4,573명이 센터에서 각종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용자 위주의 복지정책.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던 데이케어 센터는 올 7월부터 밤 10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이런 시설을 자치구마다 10개씩 마련해 노인들이 자기 집에서 10분 이내 거리에 있는 시설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른바 '3-ten(10ㆍ10ㆍ10)'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데이케어 센터의 이용료는 의료보험 요양 등급자는 월 10만원, 증세가 경미한 일반인은 월 25만원 수준이다.

이와 함께 시는 데이케어 센터의 시설 환경, 응급상황 관리 시스템, 전문인력 보유 실태 등을 점검해 일정 기준을 넘는 곳을 서울형 데이케어 센터로 인증키로 했다. 1차로 지난 12일 48개소가 인증을 받았으며, 올 9월까지 20개소가 추가 인증될 예정이다.

한편 '9988 어르신 프로젝트'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노년학대회에서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과 전략, 핵심사업 등이 발표된다. 세계노년학협회는 각국의 노년 문제 전문가들이 모여 노년학, 노인의학, 노인복지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4년마다 열린다. 올해 대회는 84개국 4,600여명이 모인 가운데 9일까지 열리며, 2013년 대회는 서울에서 개최된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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