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의 최대 변수는 고지대 적응이다.
2010년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현지 답사차 컨페더레이션스컵을 관전하고 돌아온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6일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외적인 변수가 상당히 많다. 운동장 상태는 굉장히 좋지만 컨페드컵에서 나타난 결과를 볼 때 의외의 변수가 많을 것이다. 얼마만큼 준비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유비무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가 꼽은 변수는 두 가지, 현지 날씨와 고지대 적응 여부다. 그는 "낮에는 햇볕이 따갑다고 느낄 정도로 뜨거운가 하면 아침, 저녁에는 한겨울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갑다. 굉장히 건조하기까지 해 질병이나 컨디션 조절 문제에 굉장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중에서도 고지대 적응 여부를 최대 관건으로 꼽았다. 요하네스버그를 포함해 본선을 치를 경기장 중 6곳이 고지대(1,100~1,700m)에 위치해 있기 때문. 그는 "고지대에선 피로도가 심하고 패스나 공의 속도도 다르다.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공도 쉽사리 빠진다"면서 "미세한 차이라도 상당히 크다.
이번 컨페드컵에서 확실히 홈팀 남아공은 이득을 본 반면, 스페인은 남아공과 8강에서 고전하는가 하면 볼컨트롤이 좋은 브라질 선수들도 몸이 무거운 모습을 보였다. 이제 그곳에서 최상의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얼마만큼 준비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내년 1~2월 동계 전지훈련 기간동안 남아공 조기 훈련을 계획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월드컵 본선에 닥쳐서 적응하는 것과 이전에 한번 겪어본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설령 현지 프로팀과 경기를 치러야 할지라도 현지에서 경기를 직접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즌 두 번째 해트트릭 등 득점 1위(11골)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동국(30ㆍ전북)의 대표팀 재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허 감독은 "이동국은 분명 골을 넣는 감각은 뛰어나다.
그러나 직접 만들어서 넣는 골은 사실 많지 않다. 좀더 날카로운 움직임이 필요하다. 서 있는 플레이보다 움직여서 골을 만들어내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무엇보다 팀 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동국이 한일월드컵에서 선택 받지 못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실패한 이유를 돌이켜봐야 한다"면서 "월드컵 16강을 위해서는 팀을 위한 희생정신과 투쟁력이 기본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동국이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될 때까지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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