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 입학시험 작문 과목에서 기원전 1000 년 청동기시대 갑골문으로 답안을 작성한 학생이 대학에 입학했다.
쓰촨(四川)성 멘양(綿陽)시 난산(南山)고등학교 3학년 황링(黃聆ㆍ19)은 지난달 치른 대입 작문시험에서 답안지를 갑골문으로 써 내, 채점자들을 놀라게 했다.
고문 연구가들이 그의 답안지를 현대 중국어로 번역한 결과, 용법이 모두 맞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교육당국은 시험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그에게 60점 만점에 8점을 줬다.
그러나 황링은 최근 쓰촨성의 한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았다. 황링은 중국 신문들과의 인터뷰에서 갑골문과 금문(金文), 전체자(篆體字) 등 고문자로 답안지를 작성한 이유가 장난을 치려는 것이 아니라 채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어의 기원과 발전에 관해 배우다가 갑골문에 빠져들기 시작했다"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갑골문 등 고문자를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의 국어 교사인 푸티차오(蒲體超)는 "갑골문은 1,000자에 불과하고 황링은 갑골문의 80%를 익혔다"면서 "처음에 갑골문 작문을 했다는 소식에 화가 났지만 90분 만에 작문을 한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쓰촨대학의 고문자 전문가인 허산칭(河山靑) 교수는 "갑골문을 10년간 공부한 전문가들도 갑골문으로 200~300자 작문을 하려면 1, 2개월이 걸린다"면서 "요즘 젊은이들은 고문은 고사하고 번체자(繁體字)도 어려워하는데 고등학생이 갑골문으로 답안을 작성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놀라워 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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