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리뷰/ 영화 '해피 플라이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리뷰/ 영화 '해피 플라이트'

입력
2009.07.06 23:48
0 0

"비행기는 완전히 컴퓨터로 관리돼 자동으로 알아서 목적지까지 가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2년에 걸쳐 취재를 한 결과 이런 생각이 완전히 배신당했다."

16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해피 플라이트'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해피 플라이트'는 새가 부딪혀 비행기가 회항하고, 다시 폭풍을 만나 우여곡절 끝에 비상착륙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위기 극복에 중심을 둔 재난영화라기보다 거대한 기계 뒤편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 휴먼스토리다.

같은 항공사에 근무하는 승무원이지만 제시간에 비행기 문 닫는 것이 목표인 지상요원과 비행 중 안전이 우선인 비행요원 사이의 신경전, 바뀐 짐을 따라갈 때는 하이힐을 신고도 달리기 선수가 되는 베테랑 승무원, 분실된 공구를 찾기 위해 정비장 휴지통까지 샅샅이 뒤지는 정비사의 모습 등이 흥미롭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공항 스태프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충돌사고를 막기 위해 새를 쫓아버리는 조류퇴치반, 이착륙 교통정리를 하는 관제소, 비행항로를 찾아 조종사에게 알려주는 오퍼레이션 디렉터 등이다.

야구치 감독은 "사람과 사람이 부딪치면서 일하는 공항은 너무나 유기적이고 드라마틱한 현장"이라며 "그 매력에 빠져 영화로 만들게 됐다"고 말한다.

야구치는 '스윙 걸즈' '워터 보이즈' 등 국내 팬들에게도 알려진 일본 청춘물을 만들어온 감독. 어린 시절 본 할리우드의 비행 어드벤처 영화를 못 잊던 그가 각국 항공사들을 돌아다니며 2년에 걸쳐 소재를 수집했다.

하지만 실제 촬영에 필요한 항공사의 지원을 얻기까진 난관이 많았다. "버드 스트라이크(비행기와 새가 충돌하는 사고)로 비행기가 회항한다는 줄거리라고 했더니 모든 항공사들이 협조를 거절했다"는 것.

그러던 중 일본 ANA항공이 "현장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항공기의 안전을 지키려는 모습이 제대로 묘사돼 있다"며 15일간 점보 B747-400 1대를 빌려주고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정비장 촬영도 허락했다. 돈으로 치면 10억엔에 이르는 파격적 지원이었다.

일본의 톱스타로 부상한 아야세 하루카가 초보 스튜어디스, 다나베 세이치가 기장 승진을 앞둔 부기장 역으로 나온다. 전체관람가.

김희원 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