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주택가 인근 공원에 모여 떠드는 젊은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일본 도쿄(東京)의 한 구에서 재미난 실험을 하고 있다. 20대 초반까지만 들리는 초음파 특수 소음 발생 장치를 설치해 불쾌감을 느낀 젊은이들이 자연히 자리를 뜨게 하는 심야족 퇴치법이다.
도쿄 아다치(足立)구는 5월 21일부터 구립 기타시카하마(北鹿浜)공원 관리동 외벽에 모기 소리가 나는 초음파음 발생 장치를 설치했다. 이 장치를 작동하면 모기가 날아다닐 때 나는 것과 유사한 17.5㎑의 고주파 음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 소리를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주파수가 높은 음을 듣기 어려워 보통 20대 초반의 젊은이까지만 장치 주변 40m 이내에서 불쾌한 모기 소리를 감지한다. 원래 영국의 한 회사가 '모스키토'라는 이름을 붙여 2005년에 개발한 보안 상품이다.
기타시카하마공원은 옛날부터 심야에 젊은이들이 모여 소란을 피우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의 진정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2년 전부터 주말에 경비원이 순찰을 돌며 관리를 강화하자 이번에는 관리동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아다치구는 이 장치를 내년 3월까지 시험 운용키로 하고 현재 매일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가동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벌써 "한밤중에 떼지어 모이는 그룹이 거의 없어졌다"(공원 경비원) "밤중에도 나다닐 수 있게 됐다"(인근 주민)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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