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의 사법연수원 동기(12기) 4명이 사실상 전원 사의를 표명했다. 6일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천 내정자의 연수원 동기인 이준보 대구고검장, 김종인 서울동부지검장, 김수민 인천지검장이 사의를 밝히는 글을 검찰 내부 통신망에 띄웠다.
이 고검장은 이미 김경한 법무부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10일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김종인 지검장은 내부 통신망에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이형기 시인의 시 '낙화(落花)'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고별사를 남겼다.
그는 "사회적 강자라고 해서 교만한 자에게는 법의 권위를 보여 정의를 실현하고 힘없는 민초에게는 법의 사랑과 보호를 베푸는 검찰의 모습을 지켜나가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김수민 지검장은 '검찰을 떠나며'라는 글에서 "신임 총장의 지명 소식을 접하자마자 물러나기로 마음먹었지만, 일선에 긴 공백을 가져올 수 없어 이제야 짐을 벗게 됐다"고 사의를 전했다.
그는 "정치적 풍향에 기웃거리거나 두려운 억지에 고개 숙이는 짓은 깨진 유리창이 돼 결국 검찰 혼을 좀먹게 된다. 정의의 빛을 늘 골고루 비춰 다투지 않고도 이기는 길을 가야 한다"고 당부한 뒤 가요'젊은 그대'의 가사를 응원가 올려 놓았다.
이귀남 법무부 차관도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3일로 예정된 천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후속 인사 과정에서 천 내정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천 내정자의 선배 기수인 연수원 10,11기를 포함해 검찰 고위간부 10명이 한꺼번에 사퇴했거나 사퇴할 가능성이 높아져 후속 '인사태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