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중국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 자치구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발생한 대규모 위구르족 시위의 원인은 한(漢)족의 차별에 대한 불만과 위구르족의 분리 독립 정서로 요약된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3월 티베트족 대중이 참여한 라싸 시위처럼 위구르족 대중들이 대거 시위에 나섰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즉각 시위가 외국에 있는 분리주의자들의 조종에서 비롯됐다고 밝히며 현지인들의 자생적 시위가 아님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자연 발생적 시위로 촉발됐다는 징후를 뚜렷이 지니고 있다. 우선 시위는 지난달 광둥(廣東)성 샤오관(韶關) 한 완구공장의 위구르족과 한족 직원간 패싸움에서 사망한 위구르인 2명에 관해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소박한 수준에서 출발했다.
또 시위 초기 200~300명 정도의 시민들이 인민광장 등 시내 곳곳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다 중국 당국의 시위자 대량 검거로 대규모 시위로 발전됐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 당국의 배후 조종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현재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고 6일에는 우루무치 인근 카스에서도 동조 시위가 발생한 점에 비춰볼 때 사태 확산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장은 티베트와 더불어 중국에서 분리 독립 움직임이 활발한 곳으로 그 동안 티베트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베이징 올림픽 전후 잇따라 폭탄 테러가 발생하는 등 중국 내 가장 큰 잠재적 폭발력을 지닌 곳으로 주목돼왔다.
특히 신장의 위구르족 분리주의자들은 국경을 맞대는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인근 이슬람 국가의 근본주의 세력으로부터 무기를 반입, 무력 투쟁을 지속해왔다.
아울러 위구르 망명자들은 독일 뮌헨에 세계위구르대표대회를 구성할 정도로 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사태 직후 이번 시위가 미국에서 망명중인 레비야 카디르 재미(在美) 위구르 협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중국 정부는 6일 “레비야가 이끄는 세계위구르대표대회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위구르인 들이여 더욱 용감해지고 큰일을 하라’고 촉구했다”며 레비야의 배후 조종을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라싸 사태를 뛰어넘는 이번 시위가 다른 소수민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우루무치는 현재 경찰 병력이 대거 배치돼 준 계엄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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