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기부 재산 관리를 맡게 될 재단법인 명칭은 그의 아호를 딴 '청계(淸溪)'다. 재단 이사진에는 이 대통령의 사위와 고려대 동기, 측근 등이 두루 포진했다. 이 대통령이 출원한 건물 임대료 가운데 연간 약 10억원을 장학 및 복지사업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재단법인 설립 추진위원회는 당초 법인 명칭으로 이 대통령 모친 이름을 딴 '태원(太元)', 이 대통령의 아호인 '청계', 이 대통령의 또 다른 아호인 '일송(一松)',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의 이름을 조합한 '명윤(明潤)' 등을 검토했다. 이 가운데 이 대통령의 뜻과 장학사업 취지가 맞아 떨어진 '청계'로 재단명이 최종 결정됐다.
이 대통령에게 청계라는 아호를 준 인물은 초서의 달인으로 불리는 서예가 진학종 선생. 진 선생은 고 진의종 전 총리의 동생으로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물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며 청계라는 휘호를 만들어 줬고 이 대통령은 이를 아호로 썼다는 후문이다.
특히 청계는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최대 업적인 청계천 복원사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청계천의 청계와 한자가 똑같다.
이밖에 이 대통령이 청계천 헌책방에서 참고서를 구입해 틈틈이 공부를 시작해 고려대 상대에 합격, 성공신화를 써나갔다는 점에서 청계는 장학 사업과도 연관성이 크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재단 임원 구성도 마무리됐다. 우선 이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61학번)인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이 이사장을, 역시 동기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회장이 이사를 맡는다. 또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 서울대 교수,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에서 낙마한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 정부 초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었다 조기 퇴진한 김도연 울산대 총장, 이 대통령의 대선 정책자문단 출신인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이왕재 서울대 의대 교수 등도 이사진에 포진했다.
이 대통령의 큰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 역시 이사진에 자리했고, 문애란 퍼블리시스웰콤 대표, 이재후 김&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도 이사진에 포함됐다. 재단 감사를 맡은 김창대 세일이엔씨 대표는 이 대통령의 고향 친구로 알려졌다.
재단 설립 절차는 우선 법인신청 설립서를 작성해 관할 교육청에 제출하면 교육청이 1, 2차 검토를 거쳐 허가서를 내 준다. 이어 재산을 법인으로 이전한 뒤 관할 세무서에 법인 설립 신고와 사업자 등록을 하고 재산 이전 보고를 교육청에 하면 모든 절차가 완료된다. 재단 설립까지는 최장 3개월이 걸리지만 재단 추진위는 각종 절차를 최대한 단축해 한 달 내에 설립을 마칠 계획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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