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과 일부 동산을 제외한 재산 331억4,200만원 상당을 재단에 출연, 청소년 장학과 복지사업에 쓰기로 했다. 이는 대선 때의 재산환원 공약을 지킨 것으로, 현직 대통령의 재산 기부는 국내는 처음이고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이 대통령의 재산 사회기부를 위해 올 3월 구성된 재단설립추진위원회의 송정호 위원장(전 법무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앞으로 한 달 내 이 대통령의 아호를 딴 재단법인 청계(淸溪)를 설립, 이 대통령의 출연재산을 이전해 장학 및 복지사업을 펼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출연 재산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1709_4 영포빌딩, 서초동 1717_1과 양재동 12_7 건물 등 3건의 건물과 그 부속토지(한국감정원 평가액 395억원), 이 대통령 명의의 개인예금(8,100만원)을 합친 금액에서 임대보증금 등 해당 부동산과 연계된 채무를 제외한 금액 전부로 331억원 정도다.
이번 재산 사회기부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재산은 강남구 논현동 자택(44억2,500만원 상당)과 골프 및 헬스크럽 회원권, 부인 김윤옥 여사 명의의 보험, 그림, 보석 등 동산 4억8,100만원을 합해 모두 49억600만원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재단법인 청계의 설립에 즈음하여’라는 글을 통해 “오늘이 있기까지 저를 도와주신 분들은 하나같이 가난한 분들이었다”며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의 하나가 오늘도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을 위해서 제 재산을 의미 있게 쓰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생 열심히 일하면서 모은 재산은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정말 소중하게 사회를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며 “우리 사회가 물질로서만 아니라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제 진실한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인 1995년 저서 <신화는 없다> 에서 “아내와 나는 재산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처음 언급한 뒤 대선을 앞둔 2007년 12월 KBS 선거방송연설을 통해 “우리 내외가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신화는>
재단법인 청계는 이 대통령이 출연한 건물의 월 임대료 수입인 9,000여 만원을 주요 재원으로 삼아 연간 11억 가량을 장학 및 복지사업에 투입한다. 수혜대상은 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ㆍ중ㆍ고교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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