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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死地를 건넌 12명의 전사… 마지막 살아남을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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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死地를 건넌 12명의 전사… 마지막 살아남을 자는

입력
2009.07.0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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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상금 1억원이 걸린 제37기 명인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앞으로 6개월간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12명의 전사가 확정됐다.

지난 달 22~30일까지 한국기원 소속 프로 기사 213명과 아마추어 대표 4명 등 모두 217명이 참가,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 제37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통합 예선 결과 최명훈 윤성현 홍성지 김지석 서건우 한상훈 김승재 안형준 안성준 등 9명이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들은 강동윤 원성진 이창호 등 시드 배정자 3명과 함께 이 달 중순부터 6명 2개조 리그 방식으로 본선 경기를 치른다. 지난 기 우승자 이세돌은 6월30일부터 휴직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번 기에는 출전치 않는다.

올해 통합 예선에서 가장 큰 화제거리는 새내기 형제 기사 안형준(20) - 성준(18)의 동반 본선 진출이다. 메이저 국내 기전에서 입단한 지 1년 안팎의 형제가 나란히 본선에 오른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형 형준은 작년 3월에 입단했고 동생 성준은 9월에 입단했다. 둘 다 규정대국수 미달로 아직 공식 랭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형준은 올해 23승6패(승률 79%)로 다승 8위, 승률 4위를 달리고 7월부터 랭킹 상위권 진입이 확실하며 성준도 14승6패(승률 70%)로 성적이 좋다. 형준은 예선에서 박지연 이하진 이용수 최기훈을 꺾었다.

특히 이용수가 조한승을 잡아준 게 큰 힘이 됐다. 한편 성준은 김인 김형우 한웅규 이성재 박정환 등 또래의 신예 강자들을 제치고 본선에 올랐다. 이들은 올해 한국바둑리그에서도 형이 신안태평천일염, 동생은 하이트진로에 나란히 자율 지명 선수로 선정돼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과연 형제가 명인전 결승전에서 만나 타이틀을 겨루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두 번째는 상위 랭커들의 몰락이다. 올해 본선 멤버 12명 가운데 랭킹 10위이내는 본선 시드를 받은 강동윤 원성진 이창호 3명 뿐이다. 랭킹 4위 박영훈이 강유택에게 밀려났고 5위 최철한은 박승현에게, 6위 조한승은 이용수에게 발목을 잡혔다.

그만큼 절대 강자가 없고 기력의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국내기전 예선 통과하기가 세계 대회 본선보다 훨씬 어렵다더니 그 말이 맞는 모양이다.

랭킹 7위 목진석이 유일하게 예선 결승까지 살아남았지만 결국 14위 김지석에게 밀렸다. 그래서 김지석이 예선 통과자 가운데 최상위 랭커가 됐고 다음이 한상훈(18위) 홍성지(19위)로 10위권도 3명 밖에 되지 않는다. 랭킹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대폭 물갈이가 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노장'의 투혼이 빛났다. 전년도 본선 멤버로는 유일하게 '30대 노장' 최명훈이 예선에서 살아 돌아왔다. 명인전에서 두 번 준우승한 인연이 아직 계속되고 있는 모양이다.

이창호 최명훈과 함께 75년 토끼띠 동갑인 윤성현도 만 10년만에 다시 명인전 본선 무대를 밟았다. 명인전 본선 멤버 대부분이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인 상황에서 이들 '늙은 토끼 3총사'가 어떤 활약을 보일지 관심을 모은다.

또 한 명 화제의 인물이 바로 서건우다. 2003년에 입단한 서건우는 2007년 한국바둑리그 제일화재팀 선수로 활약하다 11월에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게 돼 바둑판을 떠났다.

작년에는 워낙 군무가 바빠 거의 기전에 출전치 못했고 올해도 벼르고 별러서 여섯달 만에 처음 참가한 기전이 명인전인데 뜻밖에 5연승을 거두며 단숨에 본선까지 올랐다. 같은 조에 최철한 홍민표 등 강자들이 있었지만 다른 기사들이 앞에서 대신 잡아주는 등 대진운도 따랐다.

이 밖에 현재 다승 및 승률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지석을 비롯, 한상훈 홍성지 김승재 등 한 칼 하는 신예기사들이 드디어 국내 최대 기전 본선 무대에 데뷔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아마추어 선수들은 모두 1회전에서 탈락,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케 했다.

올해부터 명인전 본선 진행방식이 6명 2개조 리그로 변경됐다. 시드배정자는 전년도 순위, 예선통과자는 6월 랭킹 순으로 서로 교차해서 조 편성을 했다.

이에 따라 강동윤 김지석 홍성지 김승재 서건우 안성준이 A조, 원성진 이창호 한상훈 최명훈 윤성현 안형준이 B조가 됐다. 각조 1, 2위가 결선토너먼트에 진출, 크로스 토너먼트 방식으로 제37대 명인을 가린다. 본선 대국 첫 경기는 14일 오전 10시30분부터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0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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