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서머 랠리'(Summer Rally)가 올까.
서머 랠리는 보통 6~7월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 항공 유통 등 '여름철 테마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주식들이 단기 급등하는 주기를 일컫는다. 또 펀드 매니저들이 휴가를 떠나기 전 가을 장세를 기대하고 미리 주식을 사놓기 때문에 여름철에 주가가 단기 급등한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교보증권에 따르면 1975년 이후 7월 코스피지수는 34번 가운데 19번(56%)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나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서머 랠리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모양이다. 이미 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기 때문. 전문가들은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의 등락을 유지하며 일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르는 환율과 유가의 움직임도 여름철 테마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초 1,400원대를 기록했던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1,200대로 내려서긴 했으나 여전히 불안하다. 유가(WTI)도 올해 바닥을 찍고 다시 반등하는 기세다.
환율과 유가가 오르면 자연스레 외국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감해 여행, 항공업계에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이규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분명 여행이나 항공 등 여름 관련 테마들이 생길 수 있긴 하지만 최근 증시를 고려해봤을 때 크게 반등할 수 있을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도 개별 종목으로 들어가면 투자여지는 남아있다. 바로 실적이다. 박시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악재가 겹쳐 여름철 테마주가 쉽게 형성되기 어려운 상황이라 투자 포커스는 계절적인 요인보다는 실적 중심으로 보되 특히 뉴스나 호재가 생기면 민감하게 반응해 단기 급등할 수 있는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빙과류 매출, 에어컨 판매수요 급증처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수치들이 뉴스로 나오면 관련 종목들을 살펴보라는 얘기다.
서머랠리 후보군으로는 빙그레 롯데삼강 하이트맥주(음식료 업체), 위닉스(에어컨),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항공관련)과 하나투어 모두투어 레드캡투어 등 일부 여행사다. 이밖에 강원랜드와 CJCGV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등 게임 주들도 여름 휴가철 주요 업종이다.
투자 포인트는 여름철 특수를 넘어서 3분기 실적으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관건. 또한 단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관련 이슈에 귀를 기울이고 재빨리 움직이는 적극성도 필요하다.
박 연구원은 "계절적 테마에 실적까지 뒷받침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실제 판매 수요라든지 구체적인 수치가 거론되지 않고 있어 실적 여부는 7월이 넘어서야 알 수 있는 부분이니 관심은 두되 성급히 여름철 테마를 쫓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