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냉전적 사고방식을 지닌 구시대적 인물'이라는 혹평을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작심한 듯 반격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양국 지도자가 묘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못치 않게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만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3일 국영TV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의식한 듯 "누구든 두발을 분리해 서있을 수는 없다"며 "러시아인들은 두발로 굳건히 서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총리가 한 발을 여전히 과거문제 해결방식에 걸쳐두고 있으며 냉전적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고 비판한 반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에 대해선 후한 평가를 내렸다.
푸틴 총리는 "우리는 항상 미래를 지향했기 때문에 러시아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하며 미국이야말로 냉전시대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폴란드와 체코에 미사일방어(MD)기지를 설치하는 계획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유럽 확대계획을 예로 든 푸틴 총리는 미국에 외교정책을 대폭 수정할 것을 촉구했다. 푸틴 총리 측은 "푸틴 총리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잘못된 인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 모스크바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8~9시간 정상회담을 한 뒤 7일에는 푸틴 총리와 1시간30분 동안 별도로 회담할 예정이다.
양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기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며 미국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것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방문 이후 여덟번째다. 오바마 개인으로서는 상원의원 시절인 2005년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강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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