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 늘 충족되지 못한 상실감, 어른과 아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정체성의 혼란,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 청소년기의 혼란과 고민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예술을 통해 이 시기의 성장통을 극복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그린 소설 두 편이 나왔다.
이명랑(36)씨의 <구라짱> (시공사 발행)은 예고 문예창작학과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작가는 주말마다 집에 돌아가지 않고 기숙사에 남기 위해 거짓으로 사유서를 꾸미면서 글솜씨를 가다듬는 2학년생 이빛나를 중심으로 남다른 감수성을 지닌 '문청'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구라짱>
마음에 들지 않는 룸메이트에 대해 "나는 벌레와 한 방을 쓰고있다"는 식으로 험담을 한 뒤 문학적 비유니 은유와 상징이니 하며 아이들 앞에서 너스레를 떠는 '잘난척', 먹고 먹고 또 먹어도 언제나 배고프다고 투덜거리는 '왕밥통', 수업시간이면 백지를 들고 들어와 이번주에는 참된 문장을 다음주에는 진실한 문장을 써보라고 반복하는 '레슨 선생' 등 등장인물을 개성적으로 그려내는 작가적 역량이 빛난다.
라디오 방송작가 출신의 박경희(49)씨의 청소년 소설 <분홍벽돌집> (다른 발행)은 사회에 의해 문제아로 만들어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친구의 협박에 못 이겨 일진회에 가입하고 노숙자를 폭행한 혐의로 소년원에 들어가는 준, 모델로 성공하고 싶은 욕망에 원조교제에 빠져드는 수경이 주인공이다. 분홍벽돌집>
작가는 어리기 때문에 범하게 된 실수를 포용하지 않고 그들을 정상적 삶의 규범에서 격리한 채 삐딱한 시선을 던지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제목인 '분홍벽돌집'은 소년원을 상징한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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