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올해 상반기에 중소기업 대출보다 주택담보대출에 열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8개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6조2,000억원 늘어난 데 비해 주택담보대출은 18조원 이상 증가했다. 정부가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은행들은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는 주택담보대출에 더 신경을 쓴 것이다. 이 같은 은행의 영업 행태는 최근 더욱 심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월별 중소기업 대출잔액 순증 규모는 1~5월 월평균 3조원 안팎을 유지하다가 6월에는 1조1,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비해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1~5월 월평균 3조원 수준을 유지하다가 6월에는 3조원 중반대로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6월에는 분양 아파트가 많아 평소보다 주택담보대출이 더 늘었다"며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순증 규모는 18조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특히 금융당국은 주택구입 목적의 대출이 갈수록 늘어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중 주택구입 목적의 대출 비중은 1월 46%에서 5월 55%로 커졌다. 이와 관련,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 조찬강연에서 "주택담보대출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시장 불안이 우려되면 대출기준 강화 등 선제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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