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박연차 세무조사 무마 로비 부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규진)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천 회장의 변호인은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 돈 5만위안(약 2,500만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는 세무조사와 상관없는 돈"이라며 알선수재 혐의를 부인했다. 또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천 회장이 박 전 회장에게 6억여원의 채무를 면제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공소사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천 회장은 세중나모여행 임직원 명의의 차명 주식을 매매 형식으로 자녀에게 넘긴 사실은 인정했지만, 금융위원회 신고 의무를 위반한 것 외에는 탈세를 하거나 주가를 조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천 회장은 법정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에게 "알선수재 혐의를 시인할 수 없다. (박 전 회장이 낸 돈은) 레슬링협회 부회장 자격으로 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회장으로부터 2만달러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이택순 전 경찰청장은 이날 열린 공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직무 관련성은 부인했다.

그는 "2007년 여름휴가 때 평소 친분이 있는 박 전 회장의 골프장을 방문해 돈을 받은 사실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의례적이고 사교적인 차원으로 직무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